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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00억달러 규모의 양자간 스와프가 오는 23일 만기와 함께 종료된다. 이로써 양국간의 정치 외교적인 갈등으로 지난 2012년 10월 700억달러를 정점으로 줄기 시작한 양자 스와프는 완전히 끝이 난다.
한국과 일본은 오는 23일이 만기인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양자간 통화 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국은행이 16일 밝혔다.
이 스와프는 원-달러, 엔-달러 방식의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따른 양자간 통화 스와프로, 양국이 위기 상황에서 상대국 통화를 100억 달러까지 바꿔 주도록 한 계약이다.
이번 스와프 중단으로 한일 양국간에 양자 통화 스와프는 더는 남아 있지 않게 된다.
통화스와프란 외환 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과거 외환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는 한국으로선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올 가능성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고, 일본으로서도 엔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 면에서 손해 볼 것이 없는 호혜적 거래다.
양국은 통화 스와프를 2001년 7월 20억달러로 시작해 700억달러까지 늘렸다.
그러나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2012년 10월 만기가 도래한 570억달러 규모의 스와프가 연장되지 않았고 2013년 7월에도 만기가 된 30억달러가 중단됐다.
이번 만기 종료를 앞두고도 한일 간 경색된 외교 관계 때문에 연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돼왔다.
특히 일본은 매번 '한국의 요청이 없는 한 연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흘리면서 한국 정부의 자존심을 건드리면서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번에도 양국 정부 간에는 이런 기류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양자 스와프가 비록 양국에 호혜적인 계약이지만 한국이나 일본 모두 스와프가 절실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했다.
한국만 봐도 지난 1월말 외환보유액은 3621억9000만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1000만달러 이상 많은 수준이고 경상수지는 지난해 1년간 894억2000만달러의 흑자를 올렸다. 일본은 엔화가 국제통화인데다가 최근에는 엔화 약세도 급격히 진행돼 양국간 스와프를 통한 엔저 효과의 매력도 크지 않다.
이에 따라 통화 스와프가 중단되더라도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급하지는 않더라도 대외충격 발생에 대비해 이왕이면 많을면 많을수록 좋은 안전장치인 스와프가 정치외교 논리로 중단된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의견들도 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양자 스와프의 취지가 대외적 충격이 있을 때 서로 돕자는 거 아니겠느냐"면서 "가능하면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서 경제적 방어막을 확보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