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업무파악·조직장악 시간이 걸릴 것"해수부 "다선 의원으로 정치역량 기대"
  • 17일 단행된 개각에서 공석인 해양수산부 장관에 유기준(부산 서구), 국토교통부 장관에 유일호(서울 송파구을) 새누리당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해당 부처에서는 국토교통부는 "깜짝 인사"라는 분위기인 반면 해양수산부는 "이변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국토부·해수부에 친박계 정치인 포진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의 부실조사와 관련해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던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깜짝 기용됐다.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한국조세연구원장,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등을 거친 재선 의원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택거래 정상화, 기업형주택임대사업 등 굵직한 현안 추진을 이유로 서승환 장관의 유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 유착에 대한 비난 여론을 빗겨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영남권에서 민감한 남부권 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중립적인 정책 추진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3선 의원이다. 해양변호사 출신으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퇴임 이후 줄곧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돼왔다.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은 해운법, 선원법,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법 등을 발의하는 등 해양정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한때 이완구 총리 카드가 떠오르면서 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내고 이 총리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새누리당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예상을 뒤집지는 못했다.


    ◇국토부 "뜻밖이다" VS 해수부 "이변 없었다"

  • ▲ 유일호 신임 국토부 장관 내정자.ⓒ연합뉴스
    ▲ 유일호 신임 국토부 장관 내정자.ⓒ연합뉴스


    유일호 신임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토교통부 내부 반응은 뜻밖이라며 놀라는 분위기다. 그동안 개각과 관련해 여러 하마평이 나왔지만, 유일호 내정자의 이름은 거의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한 관계자는 "청와대는 이날 유일호 내정자가 경제전문가로서 여러 경제 현안을 풀어갈 적임자라고 소개했지만, 지금까지 국토교통부와는 큰 인연이 없어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서승환 장관이 학자 출신이었지만,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국토교통 분야와 인연을 맺어왔던 것과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그동안 하마평에 올랐던 이충재 행복도시건설청장, 한만희 전 국토교통부 차관, 강석호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 등이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됐던 것도 이들이 국토교통부 관료 등을 거치면서 관련 업무에 정통했기 때문이었다.


    당장 국토교통부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1%대 저리 수익공유형 모기지와 관련해서도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이 있다. 유일호 의원이 지난 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냈었기 때문이다.


    이날 유일호 의원은 "저금리 수익공유형 주택대출은 정책의 기본취지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금융위 업무계획에 나온 가계대출, 가계부채 구조개선 문제와 엇박자가 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답이 쉽게 안 나오는 것 같다"고 지적했었다.

  • ▲ 유기준 신임 해수부 장관 내정자.ⓒ연합뉴스
    ▲ 유기준 신임 해수부 장관 내정자.ⓒ연합뉴스


    해양수산부 직원들은 유기준 신임 장관 내정자에 대해 "이번에는 깜짝 인사는 없었다"는 반응이다. 그가 이주영 전 장관 퇴임 이후 유력한 후임 장관으로 줄곧 물망에 올랐기 때문이다.


    유기준 내정자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이주영 전 장관이 힘 있는 다선으로서 신생부처인 해양수산부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세월호 참사 수습에 발이 묶이면서 해양수산분야 발전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한 관계자는 "해양수산부는 신설부처이다 보니 국회나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 청와대 등과의 대외관계가 중요하다"며 "친박계이고 3선 의원이니 이런 부분에서 해양수산부가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게 역량을 발휘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정치적으로 힘 있고 추진력도 있다는 얘길 들은 만큼 앞으로 해양수산 분야 정책이나 예산 확보 등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산이 지역구인 데다 평소에도 해양수산분야 업무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기본적인 업무 추진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이 있다는 점을 들어 '1년짜리 장관'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신생 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정을 되찾으려면 수장의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데 차기 총선으로 말미암아 단명 장관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