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경력·급여·농협금융사고도 시빗거리 될 듯

  •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설 연휴중에도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다.

     

    지난 18일 첫 출근과 함께 금융위원회 주요 간부들과 상견례와 개략적인 현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은 데 이어 22일에도 사무실에 나와 금융위 인사청문회 준비팀과 청문회 계획, 자료 준비 등을 논의했다.

     

    19일과 21일 사이에는 출근하지 않았지만 틈틈이 부서별로 제출한 서류들을 읽으며 청문회 대비와 정책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임종룡 내정자가 1년 반 이상을 공직에서 떠나있었지만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주요 금융정책과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 시절에 박재완 기재부 장관, 국무총리실장 때 정홍원 총리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가까이서 도와줬던 임종룡 내정자는 "인사청문회가 얼마나 까다로운 절차인지 잘 알고 있다"며 "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내정자는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 왔고 퇴임후에도 공직자의 자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행보를 보여 개인적인 '흠'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당에서는 임종룡 내정자가 모피아(재무부 마피아) 출신으로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경력을 놓고 '특혜'와 금융당국 수장으로서의 공정한 역할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어 청문회 과정에서 공방을 예고했다.

     

    임종룡 내정자의 재산은 국무조정실장 시절인 2013년 3월 공직자재산신고 당시를 기준으로 아파트 2채(1채는 지분소유), 예금 5억원 등 총 16억6000만원이다.

     

    "이후 2년간 부동산의 변동은 없고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이 좀 늘었으나 얼마인지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임종룡 내정자는 2013년 6월 NH금융지주 회장으로 영입돼 20개월 가량 근무했다. 민간금융사 수장을 지냈다는 경력은 시장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장점이기도 하지만, 모피아 출신이라는 점과 맞물려 '특혜 논란'이 될 수 있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인사발표직후 임종룡 내정자를 겨냥해 "현직 금융회사 수장을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논평에서 "농협금융지주회장을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으로 내정한 것은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현 정부의 안이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사 회장 출신인 임종룡 내정자가 금융정책 수장으로서의 공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의식인 셈이다.  


    김석동-신제윤-임종룡으로 이어지는 모피아 출신의 금융위 수장 독식구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얼마나 희석시키느냐도 임종룡 내정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NH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은 보기에 따라 특혜 시비가 될 수 있다.

     

    농협지주 회장의 기본급여는 2억5000만원으로 5억~10억원인 여타 금융지주 회장보다 훨씬 적다. 다만 NH금융지주는 연봉에 100%까지 성과급을 제공한다.

     

    임 내정자의 경우 첫해에 받은 성과급을 포함해 2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성과분은 3월 이사회 전이어서 확정되지 않았으나 공시기준(5억원)에는 못미질 것이라는게 금융권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