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금융그룹 차기 최고경영자(CEO), 각사 '경쟁력' 좌우
  • ▲ 농협·신한·하나은행 ⓒ 뉴데일리 DB
    ▲ 농협·신한·하나은행 ⓒ 뉴데일리 DB


    농협과 신한, 하나 등 거대 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앞두고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임종룡 회장의 차기 금융위원장 내정으로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고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할 예정이다. 직무대행은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경섭 부사장이 가장 유력하다.
     

    이어 이사회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을 진행한다. 회추위는 농협중앙회장이 추천한 1명, 사외이사 2명, 이사회 추천 외부 전문가 2명 등 5명으로 이뤄진다. 이들 5명 중 4명이 찬성해야 차기 회장이 된다.

    농협금융은 외부 헤드헌팅업체 추천 등으로 후보군을 만들고 이들 가운데 3~5명을 추려 면접을 거친 후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현재 내부 후보로는 지난해 예금과 대출, 펀드, 퇴직연금 등 각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은행장은 지주사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아 2013년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사시키는 큰 공로도 세운 바 있다.

    또한 KB, 신한, 하나금융과 우리은행 등 4대 금융그룹의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들이 모두 내부 출신이라는 점도 '내부 후보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선임된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이 내부 출신으로서 경영을 급속히 안정시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부 출신이 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와의 관계에서 밀리지 않을 '힘 있는' 외부 출신이 오기를 바라는 의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신동규 전 농협금융 회장이 중앙회와의 갈등으로 물러난 후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임 회장이 취임해 경영을 안정시킨 만큼, 차기 회장도 장관급 정도의 중량감 있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것이다. 

    외부 출신으로는 지난 2013년 2월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거론된다. 금융위원장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인데다, 위원장을 맡기 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지내 농협과도 인연이 깊다. 

    최근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투병 중인 신한금융은 오는 24일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차기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사장의 선임을 논의한다.

    자경위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특히 한 회장의 의중이 차기 행장 선출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행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임영진 신한은행 부행장(행장 직무대행) 등이다. 

    차기 신한은행장은 2017년 임기가 끝나는 한 회장의 후계자 경쟁에서 강력한 현직 프리미엄을 갖게 되기 때문에 이번 행장 선임은 신한금융의 미래에 중요한 일로 평가받는다.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 성공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6일 차기 회장 후보로 김정태 현 회장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3명을 선정했다. 
    회추위는 23일 후보자 3명을 상대로 면접을 한 뒤 차기 회장 후보자를 내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김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나오고 있어 결과를 미리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핵심 현안인 만큼 그간 합병을 진두지휘한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일각에서는 통합 지연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