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열리는 2차 회추위에서 결론 전망
-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오후 1차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회추위는 이 날 3명의 후보군을 선정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날 열린 회추위에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와 방식을 논의한 뒤 3명의 후보군이 선정됐다”며 “설 연휴가 끝나는 2월말 2차 회추위를 열어 단독 후보를 선출한다”고 밝혔다.
◇ 대세는 김정태 연임… '결자해지'론 부상
금융권에서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차질을 빚고 있긴 하지만, 그동안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해온 그가 통합을 마무리 지을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작한 자가 마무리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론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 문제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두 은행의 통합 작업을 중단시켜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30일까지 통합을 위한 모든 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이후 통합 작업을 주도했던 하나금융 임원 3명이 자진사퇴하고, 통합추진이 좌절되면서 최근 하나금융 주가가 폭락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한 탓에, 김정태 회장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다.
◇ 경쟁 후보 살펴보니… 장승철 '국제금융 전문가'·정해붕 '온화한 리더'
김정태 회장과 함께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든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과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은 자사 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인물들이다.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지난 2009년 하나대투증권 IB(투자은행)부문 대표로 입사한 외부 출신 인사다. 그 후 지난해 3월 IB부문과 리테일부문이 통합되면서, 통합조직 대표에 올랐다.그는 영업에 종사하는 일선 직원들에게 많은 관심을 쏟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장승철 사장은 영업직원들의 개별적 성향까지 파악하고 있을 정도로 영업 부문을 꿰차고 있다”,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등 직원들을 잘 챙긴다”고 평가했다.다만, 실적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위 관계자들은 “장승철 사장이 부서장 회의에서 ‘숫자는 인격’이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실적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인물이다”고 말했다.장승철 사장은 세계 여러 나라의 증권시장을 거친 국제 증권 전문가로도 꼽힌다.서울 출생인 그는 양정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후, 1987년 현대증권에 입사, 홍콩현지법인장과 국제영업본부장을 지내는 등 투자분석과 국제분야에서 대부분을 보냈다. 2005년 리서치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겨 외국계 증권사의 국제영업조직을 벤치마킹했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투자전략과 상품개발에 힘쓰기도 했다.이후 잠시 부산은행에서 자본시장담당 부행장을 역임한 뒤 2009년부터 하나대투증권 IB부문 대표를 맡았다.정해붕 하나카드 사장은 지난 2012년 하나SK카드 사장으로 선임된 후, 지난해 11월 통합 하나카드 사장 자리에 올랐다.정해붕 사장은 ‘원만한 리더십’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통합 하나카드 사령탑을 맡은 것도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양사의 조직문화 차이 등으로 인한 갈등을 무난하게 풀어나갈 적임자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정해붕 사장은 전주고와 전북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제일은행을 거쳐 지난 1991년 하나은행 창립 멤버로 입사했다. 이후 하나은행 남부·호남지역 본부장, PB본부장, 영업추진그룹 총괄 부행장, 전략사업그룹 총괄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김정태 회장의 연임 여부는 이달 말 열리는 2차 회추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회추위원들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만큼 2차 회추위 결과를 사실상 최종 결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정광선 이사회 의장(회추위원장), 최경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박문규 에이제이 대표이사, 오찬석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윤종남 법률사무소 청평 대표변호사, 송기진 광주은행장, 김인배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등 사외이사 7명으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