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증권사들, 올 주총 키워드는 'CEO 연임·배당확대'

12월 결산 증권사들의 주주총회가 오는 3월에 집중된 가운데 상반기 내 임기가 만료되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한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배당 상향 기조가 확대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임기만료 수장들 대거 연임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키움·현대·부국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의 CEO 임기가 올 상반기 중으로 만료된다.

우선 내달 3월20일 임기가 끝나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올해도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의 수장으로서 활약한 유 사장은 지난해 2300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여 전년대비 180%의 성장률을 이끌어냈다. 특히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단행됐던 인력감축 없이 기록한 성적이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올해 CEO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12년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해 온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연임 역시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당초 지난 24일 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를 열어 신한은행 등 자회사들의 대표이사를 모두 선임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결정은 3월로 미뤄졌다.

다만,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50% 넘게 늘어난 1182억원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경영성과로 강 대표의 연임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오는 5월로 임기가 끝나는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의 연임 전망도 밝다. 권 대표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키움증권이 핀테크 대표 수혜주로 꼽히고 있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현대증권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통해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의 재신임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매각 이슈에 따른 CEO 중간 교체설(說) 등으로 윤 사장은 이번 연임을 통해 6개월간만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 측은 이번 이사회 안건과는 별도로 현대증권을 맡을 새로운 사장 후보 선별작업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철 오릭스PE 대표도 최근 "새 사장 선임과 관련해 현대그룹과 논의할 필요는 없다"며 "윤 사장은 후보 중 한 명이며, 3월 중순께 유력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27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 부국증권은 전평 대표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최종 가결함에 따라 연임을 공식적으로 확정했다.

◇실적 개선 증권사 중심으로 배당 상향 주목

이와 함께 흑자전환 등 호실적을 달성한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배당확대가 이번 정기주총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13일 2014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한 주당 650원씩 배당키로 결정하면서 증권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총액은 473억원으로 전년(74억원)대비 무려 399억원(536.78%) 이상 늘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인 HMC투자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39억원, 6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보통주 1주당 1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시가배당률은 1.4%이고 배당금총액은 44억57만원이다. HMC투자증권은 지난 2013년과 2012년에도 보통주 1주당 15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현대증권도 보통주 1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0.72%이며 배당금 총액은 109억9479만원이다.

한양증권은 보통주 1주당 350원, 종류주 1주당 400원을 각각 지급하는 현금·현물 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각각 4.9%, 5.9% 등이며, 배당금 총액은 46억4413만원 규모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수익금 증가는 해당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에게도 유리하지만 기업에게도 간접 수혜를 제공한다"며 "배당이 증가한 타 기업의 지분을 소유한 기업의 이익 혹은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