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가 행정까지 맡는 것은 무리...이사회 통한 투명 선임절차 절실
  • 한예진 단장 자진사퇴로 공백 상태를 맞고 있는 국립오페라단 단장겸 예술감독의 직책을 분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대표 운영위원 최지형)은 최근 예술가의집에서 개최한 ‘2015 제3차 오페라포럼’에서 전문가들이 국립오페라단이 발전해나가기 위해 투명한 임명절차와 함께 ‘단장 겸 예술 감독’ 직책을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장수동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 이사장은 “단장은 경영을 맡고, 예술감독은 음악적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음악가가 아니어도 행정을 맡을 사람이 ‘단장 겸 행정감독’을 맡고, 오페라 전문가가 ‘예술감독’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휘자 장윤성씨도 “행정과 문화 예술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이 국립오페라단의 가장 큰 문제”라며 “오페라단 뿐만 아니라 여러 교향악단 등에서 요즘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 대부분 행정과 문화 예술이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일들”이라고 지적했다.

     

    박수길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단장과 예술감독 직책 분리는 국립오페라단 발전을 위해 꼭 이뤄졌으면 하는 사안”이라며 “오페라단 운영은 오페라 전문가들에게 일임해 오페라 전문 공연단체로서 정통성과 전문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단장은 “1993년 폐지되기 전까지 국립오페라단은 오페라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원제(비상근)로 운영됐는데, 2000년 재단법인으로 바뀌어 예술의전당 상주단체가 되면서 기업의 후원과 지원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고 수익을 발생시켜야 하는 운영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재무구조와 행정적인 논리에 의해 운영되면서 본연의 전문성이 약화됐다는게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립오페라단장 선임과 관련, 장수동 이사장은 “투명한 절차를 거쳐 선임돼야 하며, 새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기 보다는 현재의 이사회가 단장, 예술감독의 선임 절차에 대해 자문, 추천, 검증 등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길 전 단장은 국립오페라단 단장/예술감독의 자격과 관련 △오페라 관계자들로부터 자격과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 △오페라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 △한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폭넓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 △금전적인 문제나 사생활 등 결격사유가 없는 사람 △국립오페라단의 앞날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 등을 제시했다.


    <2015년 제3차 오페라포럼 주요 참석자 명단>
    ▶박수길: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 원로 성악가 ▶장수동: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 이사장, 오페라 연출가 ▶장윤성: 지휘자 ▶최지형: 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 대표운영위원, 오페라 연출가 ▶양진모: 지휘자 ▶백형기: 파홀로 공연기획 대표 ▶박은용: 모티브플래닝 공연기획 대표 ▶구자민: 예울음악무대 기획실장 ▶송종건: 월간 ‘무용과오페라’ 발행인 ▶임효정: 월간 ‘더 무브’ 편집장 ▶유희문, 방정욱, 이법로, 이경재, 허복영, 김학민, 이회수, 장영아(오페라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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