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배당 성향은 여전히 인색"


  • "요즘처럼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배당 성장성 등을 고려한 투자 포트폴리오가 바람직합니다."

    대니얼 로버츠(Daniel Roberts·사진)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인컴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높은 배당도 중요하지만 배당 지속성과 배당금이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저평가된 '배당귀족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배당귀족주는 지난 10년동안 배당금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종목이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세계지수에 편입된 2500개 종목 가운데 180여개 정도가 배당귀족주의 정의에 부합한다.

    로버츠 매니저는 "MSCI세계지수에서 배당귀족주로 분류되는 180여개 종목은 지수 평균대비 총수익률이 높을 뿐 아니라 변동성도 낮다"며 "이런 종목들을 적정한 가격에 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로버츠 매니저는 "성공적인 배당 투자를 위해 고배당을 주는 종목으로만 무차별적으로 담아서는 안된다"며 "실제로 과거 연 6~7%의 높은 배당을 기록했던 기업들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배당수익이 나지 않는 기업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버츠 매니저는 이 같은 철학으로 현재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인컴 펀드'를 운용 중이다. 이 상품은 경기국면과 지역에 상관 없이 배당귀족주 50여개 종목을 선별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시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실제로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인컴 펀드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연 38.15%로, 같은 기간 MSCI 아태 지수보다 12.4%포인트 높은 수익을 올린 바 있다.

    한편 한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에 대해서는 "배당투자자 입장에서 제약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며 "MSCI세계지수에 편입된 한국 종목은 100여개에 달하지만, 배당 수익률이 3% 넘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펀드 내에 한국 주식을 보유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1주도 갖고 있지 않다"며 "한국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주주친화적인 정책 기조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