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닮은 꼴... 독점 지위 남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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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 꽃선물하세요"
    "당일주문 /당일수령"

    지난 7일 오후, 카톡에 뜬 이벤트 메시지를 보고 A씨는 충북 청주에 사시는 부모님께 꽃배달을 신청했다가 큰 낭패를 봤다.

    카카오뱅크에 넣어둔 돈으로 공인인증도 없이 '꽃배달' 서비스에 송금을 마치고 느긋하게 기다렸지만, 오후 6시까지 부모님께 꽃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카톡 선물함을 열어 확인을 해봤지만, 아직도 배송중으로 나왔다. 고객 콜센터 1544-2431로 전화를 했더니 ARS로 오후 6시까지만 전화가 된다며 다음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다음 고객센터 역시 오후 7시까지란다. 그 사이에 7시가 넘었다. 다음포털 통합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상담원이 받았지만, 다음 포털 관련 문의 아니면 알 수가 없다고 말을 잘랐다. 

    A씨는 월요일에 다시 카카오 상담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환불 조치는 해드리지만 어버이날 꽃이 배달되지 못한 것에 대한 배상 규정은 없으니, 그냥 성의로 1000포인트(1천원 상당)를 드리는게 할 수 있는 전부"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다음카카오가 연일 스타트업 인수로 플랫폼을 확장하면서 문어발식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최우선시 돼야할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다음카카오는 어린이집·유치원 알림장 앱 개발 기업 '키즈노트'를 인수했다.

    이후 3월에는 키즈노트에 투자했던 초기기업 전문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를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5월에는 벤처투자전문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을 통해 디지털 기기 중고 거래 앱 제작 기업 '셀잇'을 인수하며 몸집불리기에 나섰다.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해 플랫폼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외형적인 몸집불리기와 함께 사업확장도 눈에 띈다. 자체 앱 개발을 통한 송금, 결제, 택시 등 기존 카카오톡과 다른 이종사업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만족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다음카카오의 이 같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정작 고객은 뒷전인채 돈에만 눈이 멀었다는 지적이다.

    최근 어버이날을 맞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일시적으로 실시한 '꽃배달 서비스 이벤트'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며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고,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 강화'라는 명목 하에 카카오가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정작 고객을 위한 진정성 있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며 "기념일을 노려 '꽃배달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서민 자영업에도 발을 뻗치려 한다"고 꼬집었다.

    다음과 합병 전 과거 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하고 다른 업체들이 그 안에서 돈을 벌도록 하는 '협력' 방식을 취했다면, 이젠 서비스 운용, 관리에 뛰어들면서 거부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다음카카오의 행태를 보면, 과거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다름이 없다"면서 "최근 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을 주고받는 '선물하기'서비스를 본인들이 직접 관리하며, 서민 자영업자들을 죽이는 독점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어버이날 꽃배달 상품의 경우 사전 공지를 통해 당일 배송을 준수하되 배송시간이 지연될 수 있음을 안내했지만, 이용자들이 충분하게 인지하는데 불편함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배송에 대한 내용이 보다 정확하게 안내될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