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진료비 1조5000억 넘어
  • ▲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 수가 이달중 100만명을 넘어선다ⓒ제공=서울 강서구
    ▲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 수가 이달중 100만명을 넘어선다ⓒ제공=서울 강서구

     

    한국이 세계 의료관광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어느새 외국인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서 태국, 싱가포르 등 전통적인 의료관광시장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해마다 환자 수는 30% 이상, 진료비는 50%에 가까운 괄목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첫 유치에 나선 2009년 6만명을 시작으로 2013년 21만명, 지난해 26만7000명에 달했다. 누적 환자 수는 90만명으로 이달중 누적 100만명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들이 한국에서 쓴 진료비는 2009년 547억원에서 2013년 3934억원, 2014년 5600억원으로 누적 기준 1조5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1인당 평균 208만원의 진료비를 지출해 내국인 102만원 보다 훨씬 높았다.

    주목할 것은 보통 보호자들과 함께 입국하는 이들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별도로 지출하는 체류비용 등 연계수익이다. 이 규모만도 한 해 수천억원이 넘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외국인들이 의료서비스를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해 쓴 비용이 1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메디컬 한류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최첨단 의료 서비스에 관광과 문화가 융합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수준 높은 의료기술 서비스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료수가, 세계 최고수준의 IT 등 성장잠재력이 무한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외국인 환자 유치를 통해 의료관광 선도국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플런켓리서치는 세계 헬스케어 시장의 규모를 2013년 기준 6조1500억 달러, 한화 6800조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 세계 GDP의 8.2%에 달하는 것으로 글로벌 IT산업 시장 3조6000억 달러 보다도 1.6배나 큰 규모다.

    정부는 올해를 의료관광 도약기로 삼고 의료산업의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이미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이 법안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국제 의료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법률안이다. 특히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관리하고 외국인 대상 원격의료와 외국어로 표기된 의료광고 등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KDI는 해외로 진출한 국내 의료기관이 올해 136개로 늘어나면서 외국인 환자 유치에 따른 진료비 2조1000억원, 일자리 3만8000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17년까지 160여개 의료기관이 해외로 진출해 그 규모가 3조3000억원과 6만명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미리 싹을 잘라야 할 부작용도 있다. 외국인 환자가 매년 급증하고 의료기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법 브로커 등장과 중국인 성형관광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부 성형외과가 중국인 환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고액의 수수료를 브로커에게 지불하다 보니 환자는 고액의 병원비를 부담해야 하고 병원 수입은 줄어 의료서비스 질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서둘러 적정 의료수가를 제시하고 불법 브로커들에 대한 단속 강화를 발표한 것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배병준 보건복지주 보건사업정책국장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외국인환자 유치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면 2017년 아시아 톱 수준인 50만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