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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살아나는 듯 했던 실물경기가 다시 악화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 경기회복세가 다시 꺾였다.
쟈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발언으로 잦아들었던 한국은행의 6월 금리인하설이 금융시장 일각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5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5로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업황 BSI는 올들어 꾸준히 상승했지만, 4개월만에 하락세로 반전됐다.
6월 업황전망 BSI도 77로 역시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 역시 75로 4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으며, 6월 업황전망 BSI도 76으로 전월대비 2포인트 내렸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 기업과 가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5월 경제심리지수(ESI) 또한 98로 전달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또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전 산업생산은 지난 1월 1.9% 줄었다가 2월에 2.2% 증가했으나 3월(-0.5%)에 이어 두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도 전달보다 1.2% 감소했다.
정부가 올 2분기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지만 2분기 첫 달의 성적표가 신통치 않게 나온 것.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저유가와 자산시장 호조의 영향으로 소비 등 내수 개선세가 강화되고 있으나, 수출 둔화 영향으로 생산·투자 회복이 지체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3월 생산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반등폭이 커야 하는데, 생산이 줄고 소비 회복세도 강하지 않았다"면서 "2분기는 한은의 3월 기준금리 인하, 정부의 조기 재정집행, 유가하락의 효과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중요한 시기인데, 지표만 보면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6월 금리인하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엔저 등으로 인해 한국 수출 감소세가 한층 심해지고 있다며, 한은이 6월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는 29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5월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12.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1% 등으로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엔화 대비 원화 강세다.대신증권도 29일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연구원은 "일본과의 환율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한국 통화 당국의 정책 대응이 수반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6월 중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