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外人 이탈에 동반 하락
  •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와 함께 중국이 지난 주말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시에 주저 앉았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9.77포인트(1.42%) 내린 2060.4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 역시 17.46포인트(2.33%)나 빠진 733.04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079억원의 매도 공세를 펼친 반면에 개인과 기관이 각각 925억원, 21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개인과 기관이 각각 232억원, 92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고 기관만이 326억원을 쓸어담았다.

    ◇그리스 우려 재점화에 亞 증시 '흔들'

    앞서 그리스가 지난 주말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국내 증시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지난 27일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와 유로존 채권단 간의 협상이 결렬된 탓이다. 유럽 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은행들은 29일(현지시간)부터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을 막기 위해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그리스 정부는 오는 7월5일 유로존 채권단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같은 여파로 코스피가 1% 넘게 밀린 것은 물론 일본 증시도 급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2.88% 급락한 20109.95에 거래를 마쳤으며, 토픽스 지수도 2.53% 밀린 1624.82에 마감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중국 인민은행(PBOC)의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139.84포인트(3.34%) 하락한 4053.03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7%대까지 급락해 40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0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만기도래와 내달 5일 그리스 국민투표 이전까지 불안정한 시장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남유럽 국채금리의 급등을 방어하기 위해 유럽 중앙은행(ECB)의 추가적인 정책개입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이어서 지나친 투매보다는 관망하며 저가 분할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中 기준금리·지준율 동시 인하…"국내 증시 영향 중립적"

    중국이 기습적으로 '돈풀기' 정책을 발표했지만, 그리스 우려에 묻히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한 것은 그 영향이 중립적이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주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다.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는 연 5.10%에서 4.85%로, 예금 기준금리는 연 2.25%에서 2.00%로 낮아진 것이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은 농업 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도시 상업은행과 농촌지역 상업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씩 내렸다.

    중국이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인하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신용규제 및 통화정책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지난 25~26일 이틀간 10.8% 하락했다"며 "이를 방어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기습적으로 금리인하를 발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의 '돈풀기' 전략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중립적일 것이란 지적이다. 인민은행이 저물가 기조 지속에 따른 실질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번 통화정책에 나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의도가 증시 및 경기하강 방어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감안하면 이로 인한 실질수요 창출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과거처럼 중국 통화완화→대출증가 및 설비투자 확대→한국 기업 수혜의 선순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