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산 포트폴리오 설계 등 가능해져기존 증권 계좌 개설·방카슈랑스 유지돼
  • ▲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복합점포 현황.
    ▲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복합점포 현황.


    은행·증권·보험 서비스를 한 장소에서 받을 수 있는 복합점포는 이전보다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지만, 아직 이용자가 적어 한산한 분위기였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까지 은행과 증권의 칸막이를 제거해 출입문과 상담공간을 공동 이용하는 복합점포는 44개다. 지난해 10월 금융위가 복합점포의 칸막이 제거를 허용한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숫자가 크게 늘었다.

    복합점포가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찾아간 곳은 △신한은행 종로금융센터 △NH농협금융플러스센터 △우리은행 본점 등 세 곳이다. 
     
    세 복합점포는△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 △NH농협은행은 NH농협투자증권 △우리은행-삼성증권의 형태로 구성돼 있다. 모두 은행 업무가 기본이지만, 증권 투자와 상담 등을 위한 증권사 직원들 공간이 따로 있다.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보기도 바쁜 평일 낮 시간이기 때문인지, 복합점포에서 은행· 증권 교차 상담을 받으려는 고객 숫자는 적었다.    

    은행 업무를 먼저 처리하고 증권 상담을 문의했더니, 증권사 직원들이 상주해 있는 공간으로 안내해주었다. 이렇게 고객들은 은행 업무를 위해 점포를 찾았다가, 필요하면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 투자 상담 등 증권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빌딩 10층에 위치한 NH농협금융플러스센터.ⓒ뉴데일리 DB
    ▲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빌딩 10층에 위치한 NH농협금융플러스센터.ⓒ뉴데일리 DB


    물론 현재도 은행 지점에서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은행이 증권사와 고객을 연계해주는 것일 뿐, 주식 투자나 자산 포트폴리오 설계 등 본격적인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결국 고객이 증권사를 찾아갔어야 했다.

     

    복합점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편의성을 높였다.  

    복합점포에 입점된 증권사의 상품만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존처럼 은행창구에서 여타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은행에서 팔고 있는 방카슈랑스는 연금과 저축 보험 등에 한정돼 있는데, 직원이 점포에 입점하면 소비자들이 자동차·실손의료·종신보험 등 보험 전반에 대한 상담을 받고 구매할 수 있다. 

    복합점포에 보험사가 들어온다고 방카슈랑스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예컨대 복합점포 보험사에서 상담을 받아 자동차보험을 구입하고 은행 창구에서 방카슈랑스로 다른 보험사 연금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덧붙여 현재 고객이 복합점포 증권사 직원에게 전문적인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험사가 입점하면 고객은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수령 등 보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 ▲ 서울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뉴데일리 DB
    ▲ 서울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뉴데일리 DB


    일각에서 복합점포가 금융지주사에 유리하고 대출시 타 금융상품을 가입시키는 관행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있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 계좌나 방카슈랑스를 담당하는 은행원이 자신의 실적보다 애사심을 앞세워 복합점포 내의 같은 금융지주 계열 증권·보험사로 고객을 유도할 것이라는 비현실적 가정 하의 비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석호 연구위원은 "고객이 방카슈랑스보다 조건이 좋지 않은 복합점포 금융사 상품을 강요받게 되면 그 복합점포의 신뢰성이 떨어지는데, 그런 위험을 무릅쓰겠는가"라며 "꺾기도 이전부터 존재해온 것이고 당국 규제로 해결할 문제지, 복합점포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