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수조원대의 적자가 예상, 구조조정 상황에 놓인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부실이 드러나고서야 뒷늦게 이뤄지는 조치여서 뒷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한국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내리고 워치리스트 하향 검토에 등록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이미 대우조선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춘 이후 약 3달 만에 또 다시 등급조정에 나선 것.


    한신평은 "해양플랜트 공정 차질과 운전자금 확대로 영업과 재무적인 부담이 크게 커졌고 올해 2분기 영업실적과 채권단의 재무구조 개선 협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도 대우조선의 기업어음(CP)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2'와 'A'로 평가하고,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했다.


    한기평은 대우조선이 올해 2분기 실적에 예상범위를 넘어선 대규모 손실을 반영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채권단 관리절차 개시 또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추진설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대우조선의 손실 발생 규모와 유동성 문제, 사업경쟁력, 재무안정성의 훼손 수준을 자세히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실이 모두 드러난 다음에서야 이뤄진 뒷북 평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이 이미 올해 3월 A+의 신용등급평정을 받은 뒤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측 역시 지난해 말 관리대상계열에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모 회사채 발행에서 관리대상계열 지정과 같은 중요 위험요소를 밝히지 않은 것은 투자자를 기망하는 행위라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신용평가사들은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추측과 심증적 평가로 신용등급을 내릴 수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