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대출만기·대금결제일 연장 등 중기 지원책 쏟아내정작 대출문은 ‘꽁꽁’… 11월부터 5대은행 기업대출 1조↓일부 기업대출 판매도 중단… “기업 상환능력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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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최근 환율 상승 등으로 자금 사정에 비상이 걸린 중소기업들에 대해 생색내기용 지원에 그치고 있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출만기 연장 등 각종 금융지원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실효성 있는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오히려 새해부터 기업대출 판매 중단에 나서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기연장‧컨설팅’에 집중된 지원… 생색용 ‘눈총’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외화대출과 수입신용장 대금 결제일을 연장해 주고 연장기준도 완화하는 등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구체적으로 KB국민은행은 만기도래하는 대출금에 의무상환비율 적용을 한시적으로 제외한다. 또 수입신용장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장 대금 결제일을 특별 연장할 예정이다.신한은행도 수입 신용장 만기 연장 기준을 완화한다. 특히 전국 12곳의 기업고충 지원센터를 활용해 환율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한 세무‧회계‧외환‧법률‧마케팅 컨설팅 등 금융·비금융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하나은행은 수입기업의 신용장 수입어음만기도래 시 영업점장 전결로 횟수 제한없이 유산스 기간을 최대 1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유산스는 은행이 수입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실행하는 일종의 단기 무역 대출 상품이다.우리은행은 연지급 수입신용장 개설일로부터 최장 1년 이내 만기연장 대상 기업을 늘리고 연장 횟수도 무제한으로 확대했고, NH농협은행은 수입 신용장 만기 연장 일수를 기존 270일에서 360일로 늘렸다.이밖에 IBK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한국수출입은행, Sh수협은행, iM뱅크, 부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등도 외화대출 만기 연장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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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환율에 기업여신 위험 눈덩이… “지원 나서지만 신규대출은 부담”은행권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나선 것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외화 부족으로 미상환‧미결제가 대거 발생할 경우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특히 금융당국이 기업자금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금융권의 자금공급 역할을 압박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다만 지원방안과는 별개로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을 조이고 있어, 은행들이 당국의 눈치를 보며 ‘시늉’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린‧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1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1조원 넘게 감소했다.일부 은행이 자금지원 방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그간 줄여온 중기대출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하나은행은 환율 변동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총 3000억원의 특별대출을 공급할 계획이지만 지난 3분기 중 축소한 중기대출이 3조원이 넘는다.우리은행도 기업당 5억원의 유동성 공급방안을 마련했으나 지난달 중기대출을 조단위로 줄였다.신한은행은 고환율로 금융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속한 여신심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내년 1월 2일부터 기업대출 상품 10개를 판매 중단할 계획이다. 새해 중단되는 상품에는 스마트공장 혁신지원, 소상공인 대환대출 등 중기‧개인사업자 특화 상품이 포함됐다.은행들은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기업여신 부실 우려가 커진 가운데 최근 고환율 환경이 중소기업들의 대출 상황 여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5대 은행의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채권)은 5조5821억원으로 이중 기업부문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이 전체의 약 73%(4조520억원)를 차지했다.은행들이 만기연장과 컨설팅 제공 등 이벤트성 지원을 앞장서 외치면서 중소기업들에 대한 신규 대출문을 조용히 닫고 있는 이유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경기 전망이 좋지 않고 기업들의 상환능력도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영업보다는 이익 감소를 감내하면서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