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나흘 연속 1450원대 마감… 이날 장중 1460원 돌파민주당 추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단기 분수령 전망환율 고공행진에 전문가들 기업·실물 경기 우려 “준금융위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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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 정국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까지 치솟고 있다. 여기에 내년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강달러 기조가 심화되면서 조만간 1500원선도 돌파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장중 1460원 돌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456.4원) 대비 1.2원 내린 1455.2원에 개장했다. 
    이날 오전 9시 58분에는 3.9원 오른 1460.3원에서 거래됐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최고치다.

    계엄 사태를 거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이후 나흘 연속 1450원대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25일) 야간 거래에서도 1460원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3년 12월26일 원·달러 환율은 1297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459원에 달하면서 1년 만에 150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계엄 선포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50원 이상 급등했다.

    전날과 이날 환율은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대통령 탄핵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권한대행마저 탄핵으로 치닫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을 임명할 것인지가 탄핵 정국의 단기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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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 고공행진시 금융위기… 국내 경제 직격탄 우려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를 위한 실개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50원 후반대를 등락하면서 15년 전 금융위기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환율이 향후 더 급등하게 되면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전망도 내놓았다. 

    일부 금융지주도 내년 상반기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며 전망 상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자기자본비율 등 재무 건전성 지표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기존 환율 전망치를 대폭 수정해 제시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취임이 예정된 내년 1월 전후로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번 환율 고점이 1440원 안팎이었으나 현재 환율은 이를 돌파했으며,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기에 상단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영향을 주며 달러 강세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강달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며 “원·달러 환율 등락 범위를 1454~1460원으로 전망하며 이는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 상향 조정과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반영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원·달러 환율 상황은 준금융위기 수준으로, 이처럼 오른 적이 많이 없다”며 “환율 외에도 증시 악화되고 원화 약세로 인한 국내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가속화로 기업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지게 되면서 기업, 실물 경기 모두 악화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르게 될 경우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강달러 기조가 장기화 될수록 연체율 급상승 등으로 인해 국내 경제는 직격탄을 맞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