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월세 선호 경향…전세 가까울수록 공급 부족 국토부, 보증금 비중 따라 월세·준월세·준전세 등 월세통계 세분화전국 주택 평균 월세 56만원, 보증금은 4580만원
  • 국토교통부가 월세 통계를 보증금 비율에 따라 월세·준월세·준전세 등 3가지 지수로 세분화해 파악하기로 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지난달 전국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매매는 6월보다 0.28%, 전세 0.34%, 월세통합 0.03% 각각 상승했다. 월세통합을 세분화하면 월세는 0.08%, 준월세는 0.01% 하락한 반면 준전세는 0.21% 상승했다.

    월세보다 전세, 준전세 상승 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물건 부족으로 아예 매매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매매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통계 3가지 유형 세분화…표본 수·조사지역 확대

    국토부가 새롭게 개편한 월세통계는 월세유형을 보증금과 월세액 비중에 따라 총 3가지로 세분화했다.

    '월세'는 순수월세에 가까운 월세로 보증금이 1년 치 월세액 미만인 경우 전체 월세시장의 12.3%쯤을 차지한다. '준전세'는 전세에 가까운 월세로 보증금이 전세금의 60%를 넘는 경우다. 전체의 17.9%에 해당한다. '준월세'는 월세와 준전세 중간영역으로 전체의 69.8%쯤이다.

    국토부는 이들 지수를 거래량에 따라 가중평균한 통합월세지수도 따로 생산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월세통계는 표본 수가 부족하고 유형에 상관없이 순수월세 1개의 월세지수로 나타내다 보니 준전세 등 월세시장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주거실태조사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현재 55.0%다. 2012년 이후 전·월세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국토부는 월세 표본 수를 기존 3000가구에서 2만5260가구로, 조사지역은 8개 시·도에서 17개 시·도, 190개 권역으로 각각 확대해 통계의 신뢰성을 높였다. 이는 매매·전세조사와 같거나 유사한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기존 매매·전세 조사에도 빠졌던 부분으로 월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추가로 포함할지는 검토할 계획이다"고 부연했다.

    ◇매매 0.28%, 전세 0.34%, 월세 0.03% 각각 올라…새 월세 지표 반영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7월13일 기준)을 보면 매매가격은 6월보다 0.28%, 전세는 0.34%, 월세는 0.03% 각각 올랐다.

    매매는 전세물량 부족이 심화되면서 매매로 돌아선 세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장마철 비수기로 말미암아 매수문의가 다소 줄어 상승 폭이 둔화했다.

    지역별로는 제주(0.82%), 대구(0.78%), 광주(0.44%), 서울(0.38%) 등은 올랐고 대전(-0.04%), 세종(-0.03%)은 떨어졌다.

    수도권은 0.35% 올라 6월(0.48%)과 비교해 상승 폭은 다소 낮아졌지만,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강남권은 메르스 사태 등으로 상승 폭이 축소됐음에도 수도권 상승을 견인했다. 강남구(0.82%), 구로구(0.62%), 영등포구(0.46%)가 상승을 주도했다.

    지방은 0.22% 상승했다. 제주는 유입인구 대비 공급물량이 부족하고 대구는 학군 수요와 혁신도시 이전 영향으로 상승했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이 는 대전과 세종은 내림세를 보였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 0.35%, 연립주택 0.18%, 단독주택은 0.17% 각각 상승했다.

    아파트 규모별 매매가격은 60㎡ 이하(0.39%), 85㎡ 초과 102㎡ 이하(0.36%), 60㎡ 초과 85㎡ 이하(0.34%), 102㎡ 초과 135㎡ 이하(0.29%), 135㎡ 초과(0.22%) 순으로 모든 규모에서 가격이 올랐다.

    전세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이 부족하지만, 크게 오른 전셋값 부담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6월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지역별로는 세종(-0.03%)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가격이 상승했다. 수도권은 0.51%, 지방은 0.18% 상승해 수도권 상승 폭이 컸다.

    수도권 중 서울 강남은 재건축단지 이주 수요와 함께 월세 또는 준전세 전환 증가로 전세물건이 부족해 수도권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0.56%)을 보였다.

    월세는 통합지수로는 0.03%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월세유형별로는 편차가 있어 월세(-0.08), 준월세(-0.01%)가 하락한 반면 준전세(0.21%)는 상승했다.

    특히 아파트와 연립주택의 준전세 가격지수가 6월보다 0.26%, 0.17% 각각 올라 다른 유형의 주택보다 변동률이 높았다.

    큰 틀에서 보면 전세 공급이 줄고 월세 공급이 늘면서 순수월세에 가까울수록 가격이 내려가고 전세에 가까울수록 높아지는 셈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기존 월세가격지수동향을 보면 하락 또는 보합세였지만, 새 월세가격지수가 유형별로 세분되면서 그 영향으로 7월 월세는 소폭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대구(0.23%)와 제주(0.12%)의 월세지수 상승률이 높았다. 대구는 학군 수요 영향으로 수성구를 중심으로, 제주는 혁신도시와 아라·삼화 등 신규 택지개발지구 조성으로 주거 수요가 늘어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의 월세지수는 0.01%, 수도권은 0.02% 올랐다. 서울은 강서(-0.18%), 종로(-0.12%) 등은 하락한 반면 강남(0.02%)·송파(0.16%)·서초(0.15%) 등 이른바 강남 3구는 상승해 눈에 띄었다.

    감정원은 강남의 경우 재건축 사업 추진에 따른 이주 수요 등으로 전셋값이 오르자 준전세 가격도 함께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 주택의 평균월세는 56만원, 보증금은 평균 4580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보증금 1억84만8000원에 월 81만4000원, 수도권은 보증금 6550만원에 월 69만4000원, 지방은 보증금 2779만2000원에 월 43만9000원을 내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와 월세 통계를 통합한 전월세통합지수는 하반기 시범 생산하고 내년 1월 공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