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락 중국증시 두고 점유율 1,2위 증권사 대응방안 극명히 엇갈려향후 결과에 따라 후강퉁 대표 증권사 입지에 영향 미칠 듯
  • 가파르게 치솟았던 중국 증시가 최근에는 급락세로 전환됐다. 7월 한달 동안 상하이종합지수는 14% 빠지며 지난 2009년 8월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후강퉁(홍콩-상하이 증시 교차거래)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전혀 다른 중국 대응방안을 구사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후강퉁 위탁매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특히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 '후강퉁 잔고 제로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윤 사장은 5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초우량 고객들을 직접 만나 후강퉁 주식 잔고 청산을 설득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물론 삼성 그룹 차원에서도 수요사장단 회의 등을 통해 중국 증시와 관련된 투자자 보호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삼성증권에 주문 중이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사장단 회의를 통해 윤 사장에게 위험 관리에 나서라는 주문이 이어짐에 따라 회사차원에서 중국 시장에서 잠정 철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 투자를 주도해온 삼성증권은 방향을 바꿔 발빠르게 중국 투자 비중 축소에 나서고 있다.


    중국 주식·펀드 투자 고객에게는 "중국 증시 투자 비중을 줄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발송했으며, 앞서 지난 4월 말부터는 프라이빗뱅커(PB) 등을 통해 중국 투자 비중 축소를 권유해 왔다. 중국펀드로 평가이익을 낸 고객에게는 환매를 유도하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고객의 추가적인 손실 방지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지점 등 영업일선에서는 증시 불안을 이유로 무조건 주식을 팔도록 하는 지침에 반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해외 주식 중개 수수료가 전년대비 25배 급증하는 등 후강퉁 효과를 톡톡히 본 삼성증권이 본사 차원에서 잔고처분을 지시하면 손실은 고스란히 고객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시가 바닥을 찍고 있는 상태라면 고객 수익률 역시 최악의 마이너스 구간인데 무조건적으로 매도지시가 내려오면 손실 역시 고객들과 지점이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손실을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고 무조건 주식을 매도하라는 지시에 대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삼성증권의 해외 주식 중개 수수료가 전년대비 25배 급증하는 등 후강퉁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반대로 유안타증권은 중국증시가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 저가매수 대응을 시작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지난 달 초 까지만 하더라도 후강퉁에 대한 매도 대응전략을 냈다. 신용거래 잔고가 축소되면서 유동성 낙수 효과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단기적으로 현금 보유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다만, '블랙 먼데이'를 겪고난 직후인 지난 28일에는 추세적 상승 흐름을 전망하면서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안내 자료를 냈다. 


    보고서에는 주가가 급락한 중국의 업종 대표주나 정책 수혜주 등에 주목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고점 대비 거래규모가 30% 줄었지만, 대만계 증권사로써 중화권 시장을 롱텀(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졌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중국투자를 즉시 중단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펀드 환매를 바로 결정하기 보다는 향후 중국 정부의 정책 흐름을 살핀후 비중을 축소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후강퉁 거래를 하고 있는 타 증권사들도 현재는 유안타증권과 비슷한 전략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은 향후 중국증시가 바닥을 찍은 시점이라고 보고 추가 하락시 분할매수 등 점진적 상승에 대비한 전략을 취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한편 후강퉁 중개에서 삼성증권은 60%, 유안타증권은 3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각각 1, 2위를 달리고 있다. 1, 2위 증권사가 상반된 전략을 내놓은 가운데 향후 결과에 대한 관심 역시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