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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맏형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암으로 투병하다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별세했다.
향년 84세. 이맹희 전 회장은 2012년 12월 폐암 2기 진단을 받고 폐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듬해 암이 전이돼 일본과 중국 등을 오가며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최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머물며 투병생활을 해왔다.
이맹희 전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장남으로서 당초 부친의 뒤를 이어 삼성그룹을 이끌어갈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아버지 이병철 회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3남 이건희 회장에게 밀려났다. 이와 관련해 이맹희 전 회장은 1993년 경영권 승계 과정에 관한 회상록 '묻어둔 이야기'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3년 이병철 창업주가 남긴 재산을 둘러싼 상속소송을 제기해 이건희 회장에게 패소했다.
이 전 회장은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생명 주식 425만9000여주, 삼성전자 주식 33만7000여주, 이익 배당금 513억 원 등 총 9천400억 원 규모의 재산을 인도하라고 청구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1·2심 연달아 패소한 이 전 회장은 "주위의 만류도 있고, 소송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간 관계라고 생각해 상고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가의 상속 소송은 171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인지대 비용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이맹희 전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 사후 제일제당 관련 기업을 물려받았다. 이후 제일제당은 CJ로 이름을 바꿨으며, 현재는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 이재현 회장이 CJ를 이끌고 있다.
이재현 CJ회장은 현재 신부전증으로 투병중인 가운데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기소돼 2심까지 실형을 선고받는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