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금융에 투자하는 등 신사업 진출 활발
  •  

    증시 불확실성이 수년간 지속되고 주식관련 수익성 역시 눈에 띄게 낮아짐에 따라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외에 부동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저성장시대 진입으로 인한 증권사들의 궁여지책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DB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이 잇따라 해외 부동산(빌딩) 매각으로 인한 차익을 실현 중이다.


    우선 대우증권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애플사 사옥을 매입한지 2년 만에 재매각을 앞두고 있다.


    최종 거래는 이달 말 완료될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매각가격과 그에 따른 기대 수익률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회사측은 70%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홍콩법인을 통해 애플 사옥을 1억2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실제 투자한 금액은 2600만 달러 수준이다. 최근 건물 가격이 1억6000만 달러까지 오르면서 대우증권의 지분가치도 1800만 달러 가량 늘었다.


    앞서 현대증권은 최근 잇따라 일본 내에서 두 차례의 부동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이온 쇼핑몰 매각으로 투자기간 2년만에 약 215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바 있는 현대증권은 현재 일본 동경에 위치한 요츠야 오피스 빌딩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4년 1월 최초 투자시 일본 외무성 산하 기관이라는 안정적인 임차인 조건과 뛰어난 입지조건, 연평균 배당수익률 7%(환헷지 프리미엄 반영시 8.5%)에 달하는 현금흐름를 고려해 5년간 운영 예정이었으나, 최근 일본의 경제 정책효과와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일본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자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현대증권 측은 "매각이 완료될 경우 매각차익만 80억에서 90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배당금과 환차익을 추가하면 요츠야 빌딩 투자로 130억 내외의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며 "단순 수익률로 40%에 이르며, 연환산으로 하더라도 약 20%에 달하는 수익률"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이 잇따라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지만 당사자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건물을)더 보유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이 부동산시장의 고점이라는 판단에 매각을 추진하게 됐고, 결과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실제 해외 부동산 시장은 지금이 고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조금 더 오르길 기다리기 보다는 차익을 실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과 대우증권 외에도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자산운용,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3조원을 들여 부동산 등에 투자 중이다.


    항공기투자에 나선 증권사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항공기 금융투자 역시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인 자산 가치를 유지한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KDB대우증권은 지난달 28일 두바이 국영항공그룹인 에미레이트항공에 65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이 사용 중인 항공기 판매와 재임대에 대한 투자로, 대우증권은 지난해에도 핀란드 국영항공사인 핀에어에 투자한 바 있다.


    HMC투자증권은 지난 6월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92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투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MC투자증권은 글로벌 물류회사인 DHL이 사용 중인 B777-200LRF 항공기에 대해 직접 투자는 물론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주선도 함께 진행했다.


    항공기투자 역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 영국 항공 분석 회사인 어센드(Ascend)에 따르면 지난 1991~2013년 항공기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6.2%에 달했다.


    특히 이미 투자된 건은 안정된 현금 배당 및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이처럼 대다수 증권사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익이 꾸준히 악화되자 수익구조 다변화 차원에서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의 경우 증시만큼 불확실성이 크고, 항공투자의 경우는 항공기의 대형사고나 항공사 파산 등 발생할 경우 갑작스러우면서도 리스크가 큰 투자로 볼 수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