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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인가와 관련해 엄격한 원칙과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의사를 밝힌 컨소시엄의 동일인, 산업자본 판단과 관련해 의결과 행사에 관한 약정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컨소시엄 참여자간 약정에 따라 동일인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예비인가 신청 의사를 밝힌 것은 네 개의 컨소시엄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컨소시엄의 지분 구성은 대체로 현행법에 따라 산업자본이 10%(의결권 주식 4%) 이하가 되도록 분산시켰으나, 컨소시엄 참여자간 유무형의 약정에 따라 동일인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과거 동일인 판단이 문제가 됐던 사례들을 보면 2002년 동부 컨소시엄의 서울은행 인수 시도 당시, 개개의 지분율 4% 미만인 다수의 산업자본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은행을 소유⋅지배하는 것이 가능한지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컨소시엄 구성과 같이 '계약 등'에 의해 공동지배하는 것도 동일인으로 본다고 판단했으며 이같은 내용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은행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세부적인 내용에 차이는 있겠지만,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에도 동일인 이슈를 피할 수 없다"며 "공동행사 약정이 있다면 동일인으로 봐야 하며, 그 약정이 존재하는지는 실질을 중시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거론되는 컨소시엄들은 동일인 문제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컨소시엄이 특정한 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으며, 특히 법 개정 시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약정을 체결했다고까지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50% 주주를 두고 4%의 의결권 지분을 가진 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고, 그 자체로 의결권 공동행사의 약정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10%씩 지분을 분산한 경우에도 유무형의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이 존재하는지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대주주 변경 약정이 있는 경우 의결권 행사에 대한 약정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질의에서 "은산분리 원칙을 지킨 인터넷 은행은 찬성하지만 원칙은 지켜야 한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집착한 나머지 컨소시엄의 동일인 판단 여부에 대해, 기존 원칙을 훼손하면, 컨소시엄 통한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국감 후라도 예비인가 승인 단계에서 이를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