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시간 걸리니 임기 약속 받아”“이사회가 독자적으로 잘 판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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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질설에 휩말렸던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그룹의 해임 압력에 굴하지 않고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아울러 이사회가 그룹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잘 판단할 것이라며 임기 보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주 대표가 사실상 항명 의사를 보임에 따라 향후 그룹과의 갈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언론에서 제 임기와 거취에 대해 추측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제 임기는 내년 3월말까지로 돼 있다”며 “회사가 굉장히 어려울 때 오라고 해서 (구조조정 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임기를 보장해달라고 했고 약속을 받았다”며 남은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최근 제기된 경질설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주 대표는 “저희 회사의 이사회는 누가 시킨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고,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하기 때문에 (한화그룹에서) 해임을 시키려 한다는 것은 과하다”며 “이사회에서 잘 판단해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김승연 회장을 비롯한 한화그룹에서 해임 압박을 계속 해오더라도 처음에 약속 받았던 임기를 채우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한화투자증권 이사회가 그룹이 아닌 자신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강한 확신도 나타냈다.

     

    최근 주 대표는 그룹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지만,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완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사실을 국감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김 의원은 그룹과의 갈등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봤다. 우선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시 삼성물산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합병을 반대한다는 리서치 보고서를 냈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이로 인해 삼성에서 한화투자증권에 맡겨둔 자금을 인출했고, 결국 그룹 눈밖에 났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그런 보고서가 나간 후에 삼성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냐”고 질문했다. 이에 주 대표는 “압력이라고 하면 압력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삼성의 자금 인출 관련해)고객과의 거래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또 하나는 한화투자증권이 김승연 회장의 아들 셋이 지분을 갖고 있는 한화 S&C와의 거래를 끊고 다른 업체와 거래를 하려고 하자, 그룹에서 해임시키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주 대표는 “내부적인 문제이고 아직 진행 중이어서 완성된 것이 아니다”라며 “추진 중인 것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