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은행장 추천위 구성
  • ▲ 국감을 마친 농협이 빠르게 선거와 인사모드로 접어들고 있다ⓒ뉴데일리 DB
    ▲ 국감을 마친 농협이 빠르게 선거와 인사모드로 접어들고 있다ⓒ뉴데일리 DB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불과 석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1월12일에 치러질 선거를 놓고 직선제 등 게임의 룰을 둘러싼 논란이 국회와 시민단체에서 재점화되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는 이달 26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미뤄놓았던 농협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말 임기가 만료되는 농협은행장 후임도 내달 윤곽을 드러낸다. 농협금융지주는 다음달 자회사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김주하 행장이 전례가 없었던 연임에 성공할 지가 관심사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중앙회장과 관계없이 농협금융에서 은행장을 선임한다"고 밝혔으나 중앙회의 의견을 무시하기 어려운 현실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주목된다. 위원회는 또 내년 1월 31일 임기를 마치는 김학현 농협손해보험 대표의 후임도 함께 결정할 예정이다.

    유례없는 이틀간의 국감으로 홍역을 치른 농협이 빠르게 선거와 인사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 ▲ 10월 월례조회에서 선거중립 결의대회를 가진 농협 임직원들@농협 제공
    ▲ 10월 월례조회에서 선거중립 결의대회를 가진 농협 임직원들@농협 제공


    # 이달초 농협중앙회 임직원은 '공명선거 실천결의대회'를 열었다. 내년 1월12일에 치러질 중앙회장 선거에서의 엄정 중립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국감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열린 행사는 "뜬금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7일 국감에서 "제기되는 여러 의혹은 수사가 끝나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의원들의 예봉을 피해나갔다.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입을 닫은 최 회장은 정작 후임 회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농협중앙회장의 권한이 거의 없다" "현재 비상임 명예직인 중앙회장을 상임직으로 전환했으면 한다"는 등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 국회 농해수위 캐비닛에는 농협회장 직선제 등의 내용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이 쌓여있다. 농해수위는 26일 농협법 공청회를 시작으로 개정안을 본격적인 심사에 나서 내달 본회의 처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법안을 의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지만 '직선제' 부분은 여야간 이견이 여전하다. 가톨릭농민회, 경실련 등 3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좋은농협만들기본부는 이번 정기국회 기간에 농협법 개정안 입법화를 시도하고 있다.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다시 직선제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지금 단계에선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8일 열린 국감 발언에서다. 이 장관은 "현재 여러가지 농협 구조조정이라든지 경제 활성화 사업이 속도감있게 추진되고 있어서 지금 단계에선 바람직하지 않다"며 "2017년 사업구조개편이 일단 완료되기 때문에 그 이후 농협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구상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은 지난 6일 국감에서 모처럼 농협은행장 선임에서 지주회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은행장의 임기가 12월31일이고 그동안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중앙회장의 임기가 2월20일까지로 미스매칭이 발생하는 상황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 ▲ 재선을 통해 8년 임기를 채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후임선거가 내년 1월12일에 열린다@뉴데일리 DB
    ▲ 재선을 통해 8년 임기를 채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후임선거가 내년 1월12일에 열린다@뉴데일리 DB

     

    이달들어 부쩍 잦아진 농협 중앙회장 직선제와 은행장 인선 관련 내용들이다.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오랫동안 도마에 올랐던 직선제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는 모양새다.

    직선제를 농협개혁의 바로미터로 여기는 이들은 19대 국회 입법화를 학수고대한다. 야당 의원 대부분은 관련법안을 여러건 제출해 놓고 있다. 일부 여당의원도 동조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않다. 정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여당의원들도 꿈쩍을 않는다.

    사정이 달라지지 않는 한 차기 농협 중앙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2일 밀실 체육관 선거를 통해 뽑힐 전망이다. 1142개 조합에서 선출된 291명의 대의원이 현장 농심을 대신해 투표권을 행사한다. 1142개 전체 조합이 아닌 291개 조합의견만 반영한다는 투덜거림이 재연될 수 있다.

    직선제 폐단을 막기 위해 도입한 대의원 간선제지만 대의원 배출조합에 대한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으면서 또다른 편가르기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대의원 간선제가 도입된 2009년 12월 기준 농협중앙회 관계사의 이사인 대의원 조합장 수는 6명이었지만 현재는 41명으로 급증했다. 농협유통 9명, 농협사료와 농협아그로에 각각 5명, 4명의 대의원 조합장 이사가 있다. 중앙회의 주요 안건을 의결하는 핵심 운영기구인 이사회에도 18명의 조합장 이사가 포진해 있다.

    당장 조합원 총의를 반영하는 조합장 직선제가 힘든 형편이라면 대의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중앙회장의 입김을 배제한 농협은행장 탄생과 첫 연임여부도 주목된다. 

    점점 신뢰를 잃어가는 농협중앙회를 곧추세우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초심이 긴요하다. 대의원들과 각 지주들의 분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