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운영비만 2억5천만원 불구 판매량은 하루 1~2개"사업자들, 취지 좋지만 '계륵' 같아 답답"
  • ▲ 알뜰폰 허브 사이트.
    ▲ 알뜰폰 허브 사이트.

알뜰폰 이미지 개선과 소비자 접근성 제고를 위해 시작한 알뜰폰 종합 온라인 판매 사이트 '알뜰폰 허브'가 시작 반년이 되도록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 추진 아래 15개 사업자들이 5억원을 들여 개설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운영비 부담만 가중돼 미운오리 새끼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6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지난 5월 말 구축된 '알뜰폰 허브' 사이트 운영비가 연간 2억5000만원이 들어가는 반면 판매량은 하루 평균 1~2대에 불과했다. 

알뜰폰 허브 사이트는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협회(KAIT)가 구축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비용은 참여 사업자들이 분담한다.

수 백개에 달하는 각 사업자들의 상품을 한 곳에서 비교·가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비자 편익 증대는 물론, 사업자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방문자 수는 물론 판매 건수는 부진한 상황이다.  

게다가 운영비용 정산 방식이 '판매할 수록 손해보는' 식으로 돼 있어, 사업자들이 더욱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운영비는 허브 사이트에서의 알뜰폰 판매 대수에 따른 비율로 사업자들이 분담하는데, 예를 들어 총 10대 중 2대를 파는 경우와 100대 중 20대를 판 경우가 판매 비중이 20%로 같아, 같은 운영비를 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각 사업자들은 매달 '균등비'라는 명목으로 60여 만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각 사업자 별로 똑같이 운영비를 내는 것도 짐인데 수 백대가 팔린다면 모를까 하루 한 두대 팔릴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방식은 몇 대 더 판 사업자에게 걱정을 얹어 주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당초 알뜰폰 허브 사이트는 구축 전부터 잡음이 있었다. 이름 그대로 각 사업자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연결해 주는 '허브'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판매하는 사이트가 되면서 운영비 문제가 발생됐다. 

앞서 우체국 알뜰폰 사이트나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운영하는 통신 정보 포털 '스마트초이스'를 활용하는 등의 방식을 고민했으나 미래부의 적극적인 추진아래 판매 사이트가 되면서 구축·운영 비용이 크게 뛴 것이다. 

그러나 미래부 측은 알뜰폰 업계가 어느 정도 성장한 만큼, 활성화를 위해 사업자들이 주도적으로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사업자들도 TF팀을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1억여 원을 들여 홈페이지를 개선하고 라디오 광고와 포털 키워드 검색 광고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알뜰폰 활성화 명목에 따른 실적은 미래부가, 비용은 KAIT가 가져간 반면 실직적인 부담만 사업자들이 떠앉게 된 셈이다. 

한 알뜰폰 사업자는 "알뜰폰 허브 사이트에 대한 취지는 좋지만 현재로써는 계륵 같은 존재"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이트 문을 닫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