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카드업계, 수수료율 인하+카카오뱅크 출범에 입지 축소 우려


  • 최근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조치 방안이 발표된 데 이어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도하는 한국카카오 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업 예비인가를 따내면서 카드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카카오가 핵심 사업으로 내건 계획 중에 VAN(밴·결제중개업체)사와 PG사(온라인 결제 대행업체), 카드사에 지급되는 수수료 비용을 줄인 '간편 결제' 서비스 제공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한국카카오에게 인터넷전문은행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예비인가를 허가해 줬다. 금융위 외부평가위원회는 "카카오톡 기반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사업 초기 고객기반 구축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되는 등 안정적으로 사업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업 예비인가를 따내기 위해 내민 사업계획에는 △고객과 가맹점을 직접 연결해 거래비용(VAN·PG·카드 less) 절감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금융권 데이터+온라인 상거래‧결제 데이터+SNS 활동내역)을 통한 중금리대출 △카카오톡 기반 간편송금 및 자산관리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 ▲ 한국카카오은행의 사업계획 가운데 간편결제 서비스인 '앱투앱결제' 서비스 구현도 포함됐다. 이는 카카오가 직접 가맹점을 직접 연결해 카드에게 지급될 수수료를 절감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금융위원회
    ▲ 한국카카오은행의 사업계획 가운데 간편결제 서비스인 '앱투앱결제' 서비스 구현도 포함됐다. 이는 카카오가 직접 가맹점을 직접 연결해 카드에게 지급될 수수료를 절감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금융위원회



    카드사들의 심기가 불편한 것은 한국카카오의 '앱투앱 결제' 서비스 계획 때문이다. 앱투앱 결제 서비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 고객과 고객 또는 소비자와 판매자간 직접 연결되는 방식이다.

    한국카카오는 기존 중간 단계의 수수료 사업자(카드사·VAN·PG사 등)에 의존해왔던 거래 프로세스를 축약, 카카오 기반 플랫폼에서 중간 사업자 없이 결제 가능토록 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방침이다. 고객과 판매자를 연결해 절감되는 VAN·PG·카드사의 수수료를 판매자와 고객들에게 혜택으로 되돌려주기 위함이라는 취지다.

    이같은 한국카카오의 출범에 카드사들의 입지가 더욱 축소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 금융당국이 내년 1월말을 기점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가맹점 매출에 따라 0.5~0.7%포인트 낮출 것을 주문한 바 있어 당장 내년부터 연간 6700억원의 수익이 날아갈 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업을 영위할 수 있는 예비인가를 획득하면서 결제시장에도 적극 뛰어들 방침이다.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은 감소하는데 경쟁사가 한 곳 더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 방침 발표된 이후로 현업에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모델과 함께 비용절감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단기적으로는 카드업보다 은행업과 캐피탈사들의 중금리대출 시장이 한층 더 치열해지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카드사들의 단기대출(현금서비스)과 장기대출(카드론) 시장에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한국카카오가 내놓은 거래비용 절감을 통한 앱투앱 결제 서비스는 '카카오페이'에서 한층 더 진화한 것으로, 신용카드 시장보다는 체크카드 시장에 영향이 더 많이 갈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한국카카오가 정확히 어떤 서비스를 구동할 지 모르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반면에 한국카카오의 결제시장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이를 계기로 정체된 결제시장의 성장을 이끌면서 전체 시장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비즈니스 모델이 실제로 구현돼 봐야 카드결제 시장에 위협이 될지 기회가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금융사가 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금융업권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은행권의 틈새시장인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결제 시장에서도 또 다른 틈새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전체 시장 파이가 커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