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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핀테크 기업 직접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신한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핀테크 기업 대상 지분 투자를 준비 중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지분을 직접 투자할 핀테크 기업들을 검토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투자 관련 여신 규정이 없어 경영기획부 총괄로 지원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내부 지원 시스템이 구축되면 내년 1월 중 지분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은행도 핀테크 기업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기 위해 내부 위원회를 열고 투자 관련 사내 규정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이 개별 기업에 지분을 투자할 경우 15% 이내에서만 추진할 수 있지만,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를 더 늘리기 위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단순 '수익' 추구가 아니라 동반성장 취지도 있어 은행 내부적으로 핀테크 회사 투자 지원 규정을 새로 만들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주 핀테크 업체 7곳 투자와 관련된 투자심의위원회를 개최했고, 금주 내 투자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핀테크지원센터 '신한퓨처스랩'에서 육성 중인 우수 핀테크 업체들에 총 20억원을 투자한다. 신한은행은 개인 간 대출 중개(P2P대출) 업체 비모, 간편 국외송금 업체 스트리미에 직접 지분 투자를 고려 중이며, 나머지 회사들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가 각각 투자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핀테크 기업에 대한 시중은행의 직접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이 초반에는 지분 투자에 소극적이었지만 신한은행이 먼저 물꼬를 텄고, 다른 은행들도 하나 둘 준비 태세를 갖추면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도 핀테크 기업이 금융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은행권에 지분이나 여신을 직접 지원하도록 권고해왔다. 하반기 은행혁신성평가에 직접 투자 항목을 신설하는 등 시중은행들을 독려해왔던 것.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과 핀테크 업체가 기술 제휴만 하고 끝나는 단편적인 관계가 아니라, 핀테크 기업이 은행 내부에 자리를 잡고 금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핀테크 기업을 바라보는 은행들의 시선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핀테크 기업 지원 초기에는 앞으로의 성장성과 보유한 기술의 사업성을 판단할 수 없어 직접 투자는 위험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직접 지원한 핀테크 기업의 기술을 접목해 결제·보안 등에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신뢰가 쌓이기 시작한 것.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쉽게 직접 투자를 결정짓지 못했지만, 핀테크 회사들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결국 지분 투자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