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핀테크 전담팀·핀테크 지원센터 개설→하반기 핀테크社 업무제휴…연내 기술 상용화 예정
  •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부터 공들여왔던 핀테크 육성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초창기 '뜬구름'에 불과했던 핀테크 기술들이 은행에 접목되면서 올해 하반기 새로운 금융서비스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중은행들은 내부에 핀테크 사업 전담팀을 꾸리고 사업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기술을 발굴하는 대신 각 분야에서 전문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회사들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여름을 기점으로 대다수의 금융사들이 핀테크 지원센터를 개설했다. 

    KB금융 'KB핀테크허브센터', 신한금융 '신한퓨처스랩', 우리은행 '우리핀테크나눔터·우리핀테크늘품터' 하나은행 '원큐랩' 등 지원센터를 열고, 핀테크 기술을 새로운 금융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핀테크 산업을 키우기 위해 금융사가 핀테크 회사를 전폭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협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우수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회사는 금융사와 업무제휴(MOU)를 바로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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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경우 신한퓨처스랩에 입주한 P2P대출업체 비모와 일찌감치 업무제휴를 맺고 연말 쯤 서비스를 시작할 모바일뱅크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퓨처스랩에서 지원을 받았던 다른 핀테크회사들과도 계속지원협약식을 통해 투자 부분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전담팀을 신설하고 핀테크 사업에 의욕을 보였던 우리은행도 최근 5개 핀테크 회사들과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홍채인식, 보안인증, 블록체인 금융연계서비스, 크라우드펀딩 관련 기술, 모바일 데이터 추출기술 등 전문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회사들과 손을 잡은 것. 이들과 협력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르면 연내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업무제휴를 맺은 회사들은 우리은행 핀테크지원센터인 늘품터에서 연계된 회사도 있고, 금융위에서 운영 중인 핀테크 지원센터를 통해 알게된 곳도 있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핀테크 회사들과 만나 협의하고 업무 제휴를 체결하게 됐으며 보안 관련 부분은 빠르면 올해 안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사와 핀테크사의 업무 제휴가 활발해지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금융사의 핀테크 기술 독점 우려도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금융사의 지원 사업을 두고, 핀테크사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혹은 유망한 회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핀테크 회사의 성장을 방해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금융사들은 핀테크 회사들과의 업무제휴 방식을 통해 핀테크 기술을 자체적으로 도입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핀테크 회사가 다른 금융사와 제휴할 수 있는 길도 열어둬 업계 안에서 금융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업무제휴를 체결한 모바일 데이터 추출기업 ㈜희남은 기업은행이 최근 개소한 핀테크지원센터 '드림랩'에 입주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금융사가 핀테크 회사들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실제로 핀테크 회사들도 금융사가 아이디어를 갈취할까 걱정하며 금융회사와의 접촉을 꺼리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금융사의 핀테크 지원사업을 통해 업무 제휴를 맺고, 기술이 상용화되는 등 협업을 통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더 좋은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회사들이 금융사의 문을 두드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