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로는 미국금리 인상,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꼼짝못하는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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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6개월째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했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로 결정했다.
한은의 이같은 결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5~16일(현지시간) 개최하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외국인 자본 이탈의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 시장 종사자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107명)의 95.3%가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에 최근 재닛 예런 미국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지연이 미국 경제에 더 위협적일 것라고 발언하고 다수의 연준 인사들이 12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정책 스탠스를 가지기가 힘든 상황이다"며 "기준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에서 6일째 외국인 매도세에 압력을 더 강하게 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일 자본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6일째 연속 외국인의 '팔자'를 극복하지 못하고 1948.24에 장을 마감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총 1조4968억원 규모의 순매도했다.
또 박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혹은 인상에 대한 명분도 부족하다"며 "3분기 경제성장률이 양호한 수준이었고 가계부채 부담이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보다 1.3%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기준 모기지론 양도분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15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6000억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가계부채를 더 심각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미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져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인하 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세계경기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회복의 기미는 남아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