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주가 하락으로 현재 시장가, 장부가보다 3700억원 낮아차기 경제부총리로 거론되는 임 위원장, 대우증권 매각과 선 긋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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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증권 주가가 1만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유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산업은행에 책임을 떠넘기는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코스콤이 주최한 '핀테크 테스트베드 개소식'에서 기자와 만나 “산업은행이 주관해서 하니까 (그쪽에서) 잘 할겁니다”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매각가격이 적정 수준을 넘지 못하면 유찰될 가능성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것이다. 산업은행이 매각을 주관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써 금융위 의지가 당연히 반영되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한발짝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대우증권 유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당초 매각가격이 최소 2조3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현재는 2조원이면 승산있다는 업계의 관측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이는 대우증권 주가가 1만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15일 전일(9860원)대비 1.93% 오른 1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3일 1만7950원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44.1% 하락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지분 43%(1억401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즉,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시장가는 1조4088억원이다. 장부가 1조7758억원에 크게 못미친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매각가격이 장부가격 이하가 됐을 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경영권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에 따라 가격은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30% 적용 시 약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실제로 매각가격이 2조원 이하에서 결정될 경우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애매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이미 여러 차례 매각 의지를 확고히 밝히긴 했지만, 공적 자금 회수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못하면 헐값 매각 논란 등 후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특히 임 위원장은 현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후임으로 물망에 오른 인물이다. 조만간 단행될 청와대 개각에서 임 위원장의 거취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언행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다. 때문에 핀테크 등 금융개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임 위원장이 대우증권 매각 차질로 흠이 날 것을 우려, 사전에 선을 긋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헐값 매각이나 배임 논란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산업은행이 투자한 금액이 1조원 가량이지만, 그동안 받은 배당금도 2000억원 정도여서 2조원 이상의 무리한 매각가격이 불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대우증권 본입찰은 오는 21일 이뤄지고,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24일 결정날 예정이다. 현재 입찰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 KB금융지주(KB투자증권의 지주사),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 참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