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자발적 희망퇴직 진행 중올해 하이투자증권·대우증권·하나금융투자 등도 실시
  • 금융권에 불어닥친 희망퇴직 광풍이 증권업계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내년 불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잇따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이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주까지 접수를 받으며,  대상은 15년차 이상이다. 회사는 최대 24개월치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자발적 퇴직을 고려 중인 일부 직원들의 요청으로 2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도 지난 22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회사는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20개월치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역시 이직을 원하는 직원들의 요청으로 1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도 지난달 부장급 직원과 차장급 이하 직원 중 근속기간 7년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최종적으로 52명이 회사를 떠났다. 근속년수에 따라 10개월에서 최대 27개월치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됐다. 별도로 퇴직지원금, 학자금, 전직지원 프로그램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145명에 이어 올해까지 2년간 약 200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들 모두 전년 대비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순이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는 얘기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9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913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급증했다. IBK투자증권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8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108억원 비해 161% 급증한 실적이다. 하나금융투자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106억원으로, 전년 동기(625억원) 대비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 개선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내년에 불어닥칠 불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업황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이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임금이 높은 직원을 대상으로 인건비를 절감하는 임시방편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내년에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입찰제안서에 고용 승계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증권과 푸르덴셜증권이 한화투자증권으로 합병하는 과정,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NH투자증권으로 합병하는 과정,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이 합병하는 과정을 봤을 때 희망퇴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내년에도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이 여의도 증권가를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올해 하이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아이엠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과 합병) 등도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한편, 2011년 4만4060명이던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는 올해 9월기준으로 3만6096명으로 4년 동안 18.1%(7964명)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