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한계기업 수술 -미국 금리인상 견뎌내야 성장 잠재력 높이고 경제 활력 되살리고 리스크 선제 관리 통해 숨통터야
  • ▲ 2016년 한국경제 긍정의 솔루션은 '4대 개혁'이다ⓒ뉴데일리 DB
    ▲ 2016년 한국경제 긍정의 솔루션은 '4대 개혁'이다ⓒ뉴데일리 DB

     

    2016년 새해가 밝았다.

    들뜬 기분이지만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불안감과 숙제를 잔뜩 안고 어제 같은 오늘로 넘어온 기분이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는 1200조원에 달해 적신호가 켜졌다. 수출은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하고 소비 절벽, 실업대란 우려 속에 저출산, 고령화로 성장의 잠재력마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바깥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유럽·일본의 양적완화 지속 등 서로 제 살길에 바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낙관 보다 비관을 점치는 이들이 훨씬 많다. 지레 걱정부터 앞세우는 일도 다반사다. 하지만 역사는 긍정의 힘이 추동력이었다. 한국경제에 대한 '낮아진 기대'는 이제 긍정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언제 한국경제가 좋다고 한 적이 있던가". 돌이켜보면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은 늘 부정과 비관이 우세했고 일기예보 보다도 더 자주 틀렸다.

    숱한 위기를 헤쳐온 '대한민국'號. 2016년 재도약의 소망을 품고 소통하며 다시금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붉은 원숭이 해의 시작은 위기의 되풀이가 아니라 재도약 전환점의 출발이다.

  • ▲ 한국경제의 플레이어 '기업'을 되살려야 한다.ⓒ뉴데일리 DB
    ▲ 한국경제의 플레이어 '기업'을 되살려야 한다.ⓒ뉴데일리 DB

     

    ◇다시 기업이다…한계기업 수술로 새 성장동력 발굴해야

    2016년 다시 기업이 화두다.

    현실이 된 저성장의 악몽을 끊고 새롭게 도약할 최소한의 수단은 기업과 산업의 육성뿐이다. 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올해도 변함없는 과제다. 국민소득 4만달러 국가로의 도약은 플레이어군인 기업 없이는 불가능한 목표다.

    다만 올해의 경우 이구동성의 성장산업 육성, 강소 중소기업 지원, IT산업 육성 외에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새로 짜야하는 과제가 부여됐다. 과감한 구조개혁으로 좀비기업과 기업 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기업이 변화하려면 기존 기업도 쳐낼 수 있어야 한다". 살기 위해 버려야 한다.

    조선, 철강, 자동차, 전자 등은 이미 중국과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엔저를 앞세운 일본의 공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입지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전기차, 전력저장장치(ESS), 태양광 등 차세대 사업들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다.

    구조조정을 기회 삼아 주력 산업의 틀을 새로 짜고 새로운 산업이 나오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악재는 이미 다 드러나 복병이라 할 것도 없다. 새로운 기업성장 공식이 필요하다.

    일선 기업들도 새해를 시작하며 '위기'를 절감하고 있다. 매년 의례적으로 던지는 '위기론'과는 사뭇 다른 비장함이 느껴진다.

    삼성號의 선장이 된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오와 IT를 앞세운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현대차의 미래를 선도할 제네시스를 이달 중 미국시장에 내놓고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우리는 지난 수년간 한국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훼손을 경험했다. 이제 더 이상 '빠르게 따라가는(패스트 팔로어) 산업 형태'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절감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경쟁력 향상과 신사업 발굴, 강력한 구조조정을 들고 나오고 있다. 더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다.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을 통과시켜 공급 과잉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저금리, 저유가, 원저라는 '3저(低)'가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 ▲ 고뿔걸린 중국경제에 한국의 시름이 깊다. 하지만 아직 중국시장은 끝이 아니다ⓒ뉴데일리 DB
    ▲ 고뿔걸린 중국경제에 한국의 시름이 깊다. 하지만 아직 중국시장은 끝이 아니다ⓒ뉴데일리 DB

     

    ◇ 아직, 중국 시장 끝나지 않았다 … 산업 고부가가치화 계기

    중국의 구조조정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 글로벌 리스크는 여전히 무겁다.

    새해 글로벌 경제는 성장의 축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대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유로존·중국·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도 여전히 불안한 이슈가 되고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새해에도 서너 차례 지속되면서 신흥국의 자본 유출을 가속화시키고 외화 유동성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을 위기로 몰고 갈 전망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유가 폭락으로 산유국의 건설 플랜트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수출 주도의 경제구조에서 빠르게 성장한 중국의 기술력에 쫓기고 일본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는 '신 넛 크래커' 상황은 암울하다.

    하지만  현 시기의 위험은 'Danger'가 아닌 위기와 기회인 'Risk'의 구간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볼 때 큰 위험을 선반영할 때가 장기적으로 좋은 진입 기회였다.

    '중국 시장은 끝났다'는 한탄 대신 제조업에 문화예술을 결합한 융합 상품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은 한국 서비스업에 모처럼 찾아온 기회다. 때맞춰 구조개혁을 단행한다면 한계기업 문제를 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 블루오션은 찾으면 있게 마련이다.

    바이오, 의약, 전기차 등 새로운 먹거리도 얼마든지 신성장 동력으로 우뚝 설 수 있다. 미래성장 산업 중 성공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스마트 자동차, 5세대 이동통신, 지능형 반도체, 착용형 스마트 기기, 지능형 사물인터넷 등이 꼽힌다.

    미국과 영국의 경제 회복, 인도와 베트남 경제의 선방,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새해부터 출범하는 인구 6억명의 아세안경제 공동체(AEC)가 한국 경제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 ▲ 4대 개혁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숨통이자 성장판이다,ⓒ뉴데일리 DB
    ▲ 4대 개혁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숨통이자 성장판이다,ⓒ뉴데일리 DB


    ◇ '절벽'이 이리 많아 … 4대 개혁 박차, 새 성장공식 짜야

    정부는 올해 3% 성장률 사수를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국내외 민간 기관들은 대부분 잘해야 2% 중반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새해 벽두부터 각종 '절벽'이 도사리고 있다. 정부 지출이 줄면서 나타나는 '재정 절벽', 가계 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 절벽', 청년 취업 문이 더욱 좁아지는 '고용 절벽', 더 이상 쓸 정책 카드도 별로 남아 있지 않은 '정책 절벽',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 절벽' 등 '절벽' 투성이다.

    추경도 끝났고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활성화 대책도 마감됐다. 정년연장은 취업문을 옥죄고 있고 사상 최저 수준까지 기준금리 등을 인하한 터라 획기적인 정부정책도 기대 난망, 여기에 올해 정점이 될 생산 가능 인구 하락은 노동 공급 감소와 투자 저하로 이어져 장기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무리 봐도 긍정의 변수가 적다는 아우성이다. 결국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혁신성을 키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이해관계자의 대립을 조정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래서 정부는 2016년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개혁을 마무리하는 한편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재정·통화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미국 금리인상 후폭풍과 중국 경기침체 가능성이란 'G2 리스크'가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외환건전성 제도 개편과 가계 및 기업 부채 관리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4대 개혁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하락을 막은 독일식 성장모델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지 않기 위한 절대과제다.

    경제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의 산업 구조조정은 기업활력제고법을 바탕으로 노후산업 위주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가계의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과 정부 한은의 물가올리기도 병행된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급격한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비한 방어책도 마련됐다.

     

    허허롭지만 위기를 뒤집으면 기회가 된다.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경제 활력을 되살리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때 한국경제의 숨통이 다시 트일 수 있다. 닫힌 한국경제의 성장판을 다시 열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총합이 절실하다. 붉은 원숭이 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