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과대상 장애인공무원으로 확대… 고용부 "3년간 부담금 감면"전국 교육청이 91% 차지… 교육부, 장애인교사 채용 확대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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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장애인 의무 고용을 준수하지 않은 국가·지방자치단체에도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세금으로 부담금을 무는 셈이어서 생색내기용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부는 1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장애인 의무고용률(정원의 3%)에 미달한 국가기관·지자체에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물리는 내용을 담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상시근로자를 100명 이상 고용하는 사업주가 장애인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때 부과한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정부, 자치단체, 공공기관 3.0%, 민간기업 2.7%다.
그동안 국가와 지자체는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를 의무고용률보다 적게 고용한 경우에만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물어왔다. 장애인 공무원은 의무고용률에 미달해도 부담금을 내지 않았다.
고용부는 이번 조처로 민간 부문과의 형평성을 맞추고 공공기관의 의무고용을 독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부담금이 결국 세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가 법에서 정한 장애인 고용의무를 어겨 국민세금으로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말 기준 국가·지자체 장애인 고용현황을 보면 지자체 3.90%, 중앙행정기관 3.26%, 헌법기관 2.36%, 교육청 1.58% 순이다.
고용부가 이를 토대로 국가·자치단체 등이 낼 것으로 추산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총 595억원 규모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544억원으로 91.4%를 차지한다. 교육부와 국방부도 각각 20억원과 6억원의 부담금을 물 것으로 추산됐다. 사실상 고용부담금 대부분이 교육 관련 예산에서 충당될 수밖에 없다.
고용부 설명으로는 부담금이 부과되면 전국 각 교육청은 예산 가운데 공공요금·공과금 관련 계정에서 부담금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담금을 내려면 관련 예산계정의 돈줄을 죌 수밖에 없어 다른 항목의 경비 집행에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
고용부는 공공부문은 적합 인력 충원과 예산 확보 등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유예기간을 두어 2020년부터 부담금을 부과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교육부가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부 장애인고용과 관계자는 "지난해 1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교육부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며 "구체적인 시한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아직 대책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획일적인 전시행정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교육청의 경우 행정직 공무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장애인 교원 임용을 더 뽑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초등교원은 교대의 장애학생 부족과 교원 임용시험의 낮은 합격률로 말미암아 장애인교사 충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충남교육청의 경우 2014년 장애인 초등교사 초등 35명을 뽑을 예정이었지만, 1명을 선발하는 데 그쳤다. 지원자 수도 4명에 그쳐 지원율이 11.4%로 저조했다.
한 교육 관계자는 "초등교사는 모든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특성상 장애인 학생이 일반전형으로 합격하기는 어려운 만큼 특별전형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특별전형을 무한정 늘릴 수만도 없다"며 "초등교사는 내신등급이나 합격선도 높게 형성돼 있어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건설 등 일부 분야에서 특수성을 고려해달라지만, 특정 분야만 예외를 인정할 순 없다"며 "대신 부칙을 둬 3년쯤 부담금을 감면해줄 방침"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