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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2년 연속 조(兆)단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개별 분기로는 9분기 연속 적자다. 설계능력 부족, 공정지연 등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손실이 지속된 탓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46조2317억원, 영업손실 1조5401억원, 당기순손실 1조363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52조5824억원)은 12.1% 줄었고, 영업손실(3조2495억원)과 순손실(2조2061억원)은 각각 52.6%, 38.2%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지속되는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힘든 한 해였다"며 "조선부문의 반잠수식 시추선 계약 취소, 해양부문에서의 잦은 설계변경에 따른 인력 및 비용 증가와 공정지연 영향으로 적자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조선부문의 드릴십 하자보수비용 발생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증가와 해양부문에서 나스르(NASR) 프로젝트의 공사손실충당금 반영, 플랜트부문의 제다사우스(Jeddah South), 슈퀘이크(Shuquaiq) 등 프로젝트 현장 설치비 증가 등의 영향이 컸다.
건설장비부문에서는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과 일부 법인의 구조조정 진행에 따른 비용 발생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9분기 적자늪에 빠진 현대중공업은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는 각오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사장단의 급여 전액 반납과 임원 및 부서장 급여 일부 반납, 시설투자 축소 또는 보류 등 긴축경영에 돌입한 바 있다. 각 사업본부마다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업본부 책임경영체제도 확고히 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법인 청산, 인력 효율화, 주식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 등 다양한 구조개혁 노력으로 실적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전 사업부문의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공정 안정화 등을 통해 반드시 흑자 달성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