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신약 공동개발 박차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신약 공동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한미약품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이 올해 화두로 떠오르면서 시장 기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제약사들은 경쟁력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해 신약개발을 조기에 효율적으로 성공시킬 수 있다는 점, 바이오벤처는 제약사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비용부담에서 벗어나 연구개발(R&D)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상부상조하는 전략인 셈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앱클론은 최근 면역 조절 항체신약 공동개발·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앱클론은 항체신약개발 전문업체로 항체신약을 위한 자체 플랫폼인 NEST(Novel Epitope Screening Technology)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양사는 암환자의 비정상적인 면역시스템을 회복시켜 암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항체신약 개발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앱클론이 자체 보유한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항체 후보물질을 도출하면 유한양행은 후보항체의 전임상, 임상시험·글로벌 사업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유한은 앱클론에 연구개발단계에 따른 정액기술료와 로열티를 지급한다.

유한양행은 현재 바이오니아, 제넥신 등 유망 바이오벤처와의 기술이전·지분투자 등을 통해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갖추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신약 파이프라인 확충과 R&D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진제약과 압타바이오는 표적항암제 신약 공동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압타바이오는 암세포로만 항암제를 전달하는 압타머 원천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다. 양사는 압타머-항암제 복합체 신약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업체에 따르면 압타머-항암제 복합체 원천기술은 약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항암효력은 극대화한 신약 후보물질로 평가받는다. 신희종 삼진제약 중앙연구소장은 "이번 협약으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새로운 개념의 압타머-항암제 복합체 원천기술을 확보해 혁신적인 차세대 항암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동제약과 셀리버리는 세포투과성 파킨슨병치료제 iCP-Parkin의 공동개발에 나섰다. 후보신약인 iCP-Parkin은 셀리버리의 원천기술인 거대분자 세포 내 전송기술을 접목시킨 계열 내 최초 약물(First-In-Class)이다.

연구결과 파킨슨병 모사 동물모델에서 운동능력을 상실한 동물의 운동성을 80%까지 회복시키는 효과를 나타내는 등 뇌질환의약품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로 업체 측은 기대하고 있다.

보령제약도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 라파스와 공동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기술은 통증이 없는 경피약물전달시스템이며 패치형태로 약물전달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경구제의 소화기계 부작용이나 주사제의 통증을 해소할 수 있고 백신이나 바이오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다.

양사는 이 기술을 이용한 미용제품, 의료기기, 의약품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2017년 임상진입을 목표로 공동 개발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금력을 갖춘 국내 제약사들에서 신약개발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산·학·연 협력모델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 잠재력이 있는 유망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벤처와의 전략적 제휴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