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불안·기술 연마 애로 이중고
  • ▲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선수단 환영행사.ⓒ연합뉴스
    ▲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선수단 환영행사.ⓒ연합뉴스

    올해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 우리나라 국가대표로 참가한 선수 10명 중 4명은 직장 등의 소속이 없는 무적 신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은 대회 입상자 취업알선에 나서고 있지만, 일회성 행사에 그칠 뿐 사후관리에는 무관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대회 무소속 대표선수 비율 43.6%… 지난 대회보다 18.3%P ↑

    20일 고용노동부와 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프랑스 보르도 엑스포파크에서 열린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14개 등 총 24개 메달을 따내 통산 7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대회에 참가한 대표선수단은 총 100명으로 이 중 지원인력 등을 제외한 장애인 선수는 39명이다.

    이들 중 자영업 포함 직장·학교 등 소속이 없는 무적 선수는 17명으로 전체의 43.6%에 달한다. 장애유형별로는 지체 7, 청각 8, 지적 1, 자폐성 장애 1명 등이다.

    이들 무적 선수의 47.1%에 해당하는 8명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이 획득한 금메달 14개 중 57%를 상대적으로 지원이 열악한 무소속 선수가 따낸 것이다.

    무소속 대표선수의 비율은 지난 대회보다 18.3%포인트 상승했다.

    2011년 서울에서 열린 제8회 대회에서 '개인' 신분으로 참가한 무소속 선수는 전체 대표선수 79명 중 25.3%인 20명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이들은) 소속이 개인으로 돼 있지만, 자영업을 영위할 수도, 학생 신분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당시 대표선수단 명단을 담은 부록에는 선수 소속이 학교와 자영업 상호까지 구체적으로 적혔다. 부산 해운대 거리에서 그림을 그려 생계를 꾸리는 A씨(59·지체2급)는 소속이 '해운대 거리의 화가'였다. 소속이 개인으로 분류된 대표선수는 말 그대로 무적 선수였던 셈이다.

    당시 무소속 선수의 평균 나이는 38.2세다. 생계를 책임질 나이로 직장이나 직업이 있는 선수에 비해 기능을 연마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공단은 무소속 선수 증가와 관련해 "입상하면 20년간 연금이 나오므로 직업을 갖기보다 기능 연마에 집중하는 사례도 있다"며 "대회를 앞두고는 3개월간 합숙훈련을 해서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곤란한 경우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업을 갖는 편이 생활안정과 기능 연마에 도움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입상자 취업률 97%… 장애 악화 등으로 미루는 경우 제외하면 대부분

    공단은 기능대회 입상자에 대한 취업알선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공단 설명대로면 취업지원 대상인 역대 입상자를 대상으로 취업을 주선한 결과 지난달 말 현재 대상자 172명 중 16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률은 97%다.

    취업지원은 4년마다 개최하는 국제대회는 최근 2개 대회, 매년 열리는 국내 전국대회는 최근 3개 대회 입상자를 대상으로 한다.

    공단 관계자는 "입상자를 대상으로 대회 이후 사후관리를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장애 악화나 가정 여건 등을 이유로 당장 취업을 원치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지사를 통해 일자리를 적극 알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취업 알선 이후 사후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단은 입상자 취업 알선을 일회성 행사로 진행할 뿐 이들의 평균 근속연수나 이직률, 재취업 등과 관련한 자료는 관리하지 않고 있다. 상징적인 차원에서 입상자 취업은 신경 쓰지만, 사후관리는 손을 놓은 셈이다.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공단 관계자는 "(입상자의) 취업 이후 관련 통계자료는 없다"며 "취업이 근속이나 이직 관리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