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부진 대비 도크별 효율성 검토, 2018년 말 일감 없어져사외 비핵심자산 매각 진행, 현대차 지분 124만주 검토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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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인력 감축, 자산 매각, 조직 효율화 등을 포함한 자구안을 이르면 오늘 중으로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 주식 124만주를 포함해 보유주식 1조원 가량을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임원 25% 감축에 이어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강도높은 인력 감축을 실행한다고 9일 밝혔다. 

     

    수주급감에 따른 일감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3척, 현대삼호중공업 2척 등 총 5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계속되는 수주가뭄으로 3월 말기준 조선해양 부문의 수주잔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69억 달러(약 43조원)에 불과하다. 이를 작업량으로 따지면 1년 6개월~2년치 일감에 해당된다. 즉, 이르면 2018년 말에는 건조할 배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때문에 희망퇴직을 통해 인위적인 인력감축에 나서게 된 것이다. 희망퇴직은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등 조선관련 5개사에서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3000명 가량을 감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많게는 4000명까지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 신청 직원에 대해 최대 40개월치의 기본급과 자녀학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주에 이 같은 계획을 노동조합에 설명했다”며 “일감부족 문제 해소, 인력운영 개선 등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공동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희망퇴직을 실시, 13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또 현대중공업은 사외(社外)에 보유하고 있는 상가, 휴양시설 등 비핵심자산에 대한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보유 중인 현대차 지분 124만주(0.56%)도 처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의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약 1700억원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전체 부서 391개의 22%인 86개 부서를 통 폐합하는 조직 개편도 마무리했다. 직책자 보임 기준을 강화해 장기 직책자에 대한 세대교체도 단계적으로 실시해 나가기로 했다.

     

    도크별 효율성 검토에도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수주 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에 대비해 선박건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도크부터 순차적으로 잠정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는 기본방침을 정했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은 5월 1일부로 휴일연장근로를 폐지하고, 평일 고정연장도 폐지를 추진한다. 연월차 사용 촉진 등 비용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주급감에 따른 일감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우리 스스로 최선을 다해 진행해 나가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은 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등 사업구조 다각화로 조선․해양 비중이 50% 미만이기 때문에 조선업종 불황에 따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고, 각종 재무수치들도 동종업계와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정부나 채권은행에서도 이러한 객관적 기준을 근거로 정확하게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