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취임 예정에너지 전략통… 김동관 부회장 복심2분기 조선 빅3 중 유일 적자RSU 둘러싼 노사 갈등 계속… 4일 파업
  • ▲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내정자ⓒ한화그룹
    ▲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내정자ⓒ한화그룹
    조선업계 호황 속 나홀로 적자를 낸 한화오션이 1년 여 만에 수장을 교체한다. 신임 대표는 한화오션의 흑자 전환과 더불어 내부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노사 갈등까지 취임 시작부터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3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오는 10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희철 신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김희철 내정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에너지' 전략통이다. 김 부회장이 10여 년 동안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주도할 때 지척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2015년 한화토탈(전 삼성토탈) 출범 시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한화토탈의 안정화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한화종합화학, 한화큐셀, 한화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 계열사 대표이사를 두루 역임했다. 

    김희철 내정자는 한화오션에서 그룹 내 에너지 밸류 체인 강화를 위한 글로벌 사업 확대,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해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도약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내정자가 당면한 첫 과제는 흑자 전환이다. 

    2분기 한화오션은 국내 빅3(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적자규모는 96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이어오다 올해 1분기(529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2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는 지난 2021년 전후 저가 수주한 컨테이너과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화오션은 해당 물량이 올 하반기에 대부분 해소돼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수 후 처음으로 컨테이너선 수주를 목전에 둔 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글로벌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1만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6척을 공급하기 위한 건조의향서(LOI)를 맺었다. 금액은 척당 2억2000만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화오션 노조(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는 성과급 차원에서의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을 빚고 있다. RSU는 현금 성과급 대신 근속이나 성과 등 약정된 조건이 충족된 이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보상제도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노사 합의로 실적 목표 달성시 성과급을 RSU 방식으로 300% 지급하기로 했다. 당시 한화그룹은 원청 노동자에게 300%를 지급하고, 하청 노동자에게 3년간 매년 100%씩 총 300%를 주기로 했다. 그러나 한화오션 측은 "2023년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RSU 지급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RSU 지급을 요구하며 지난 7월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하고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파업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집중 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오는 9월 4일 울산, 9월 9일 거제에서 이뤄지는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총파업에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