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유입량 늘면서 홍수 상황 빚어져… 매뉴얼대로 10시간 방류해 수위 회복
  • ▲ 군남댐 홍수조절지.ⓒ연합뉴스
    ▲ 군남댐 홍수조절지.ⓒ연합뉴스

    지난 16일 경기 연천군 민간인출입통제선 인근 임진강 군남댐(총저수량 7100만톤)으로 북한 쪽 상류에서 대량의 물이 유입된 것은 흔치는 않지만, 상류 쪽에 지속해서 봄비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부터 북한 쪽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의 양이 급격히 늘었다. 유입량은 16일 오후 6시 97톤에서 오후 9시 428톤으로 늘었고 17일 오전 4시에는 최고치인 515톤까지 증가했다.

    군남댐을 관리하는 임진강건설단은 17일 오전 0시50분부터 초당 500톤의 방류를 시작했다. 임진강건설단은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초당 최대 2500톤 방류를 승인받았지만, 유입량과 비슷한 규모로 방류량을 맞췄다. 방류는 10시간쯤 이어졌다. 지금은 수위가 30.78m로 평소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임진강건설단 김재환 군남운영팀장은 "계속 수위가 올라가 16일 오후 8시 연천군청과 군부대, 경찰, 소방서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경보방송을 내보냈다"며 "북한 쪽 상류 상황을 알 수 없으므로 홍수 등 더 큰 위험을 막기 위해 수위별 댐 운영 절차에 따라 방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문운영계획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군남홍수조절지는 수위가 EL.32.8m를 초과하면 수문을 열게 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황에 대해 북한 측이 도발의 한 형태로 수공(水攻) 효과를 시험한 것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나 수공은 올해 봄비가 지속해서 내린 상태에서 유출량이 커진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봄비가 이어지면서 비가 땅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하천이나 하수관거에 유입되는 유출량이 많았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지난 15·16일 군남댐 주변에 내린 강우량은 42㎜로, 기상청 위성사진 등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북한 쪽 상류에는 100㎜쯤이 내린 것으로 추정한다"며 "(북한의 설명이 없으니) 자연 홍수인지 방류에 따른 인위적 홍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선 올봄 잦은 비로 유출계수가 컸던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진강건설단 설명으로는 이달 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북한 지역 강우량은 신계 147㎜, 평강 203㎜쯤으로 파악된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상류 쪽 누계 강우량은 300㎜ 수준으로 이는 평소와 비교할 때 130% 이상 많은 양이다.

    김 팀장은 "파주 일대 어민이 뜻하지 않게 재산피해를 보게 됐지만, 상류 쪽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매뉴얼대로 하지 않았다면 군남댐은 제 기능을 상실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