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무보증 회사채 발행액 47조762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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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나빠진 영향으로 회사채 시장이 자금조달 통로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 통계에 따르면 작년 무보증 회사채 발행액은 47조7천620억원으로 3년 전인 2012년(57조5천990억원)과 비교해 10조원 가깝게 줄었다.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는 17조4천50억원으로, 작년도 실적의 36%에 그쳤다.

    우량채보다는 비우량채의 감소폭이 더 크다.

    비우량채로 분류되는 B급(BBB+이하~B) 회사채 발행액은 2012년 8조820조원에서 2013년 2조7천410억원, 2014년 2조2천150억원, 2015년 2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는 올 들어서도 이어져 지난 19일까지 8천800억원 발생되는 데 그쳤다.

    비우량채 시장은 2012년 웅진그룹을 시작으로 STX그룹, 동양그룹 등의 법정관리행이 잇따르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회사채의 원금손실 우려가 부각돼 큰 타격을 입었다.

    작년에는 대우조선해양의 은닉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을 계기로 조선·해운사들의 위기론이 심화한 것이 회사채 시장 경색에 영향을 미쳤다.

    이 여파로 투자부적격 등급(BB+) 이하에 해당하는 회사채 발행은 시장의 수요가 없어 올 들어 1건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황은 우량채 시장으로도 파급되고 있다.

    A급(AAA~A-) 회사채 발행액은 2012년 46조1천910억원에서 작년 39조8천270억원으로 13.7% 줄었다.

    AAA급은 작년 7조5천430억원으로 전년인 2014년(11조3천840억원) 대비 33% 줄었다.

    A-등급 회사채 발행도 작년 1조1천560억원으로 2014년(1조5천20억원)과 비교해 23% 줄었고, 2012년(3조7천110억원)보다는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A-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800억원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A-등급 이하로는 사실상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A급 기업 중 사채발행에 성공하는 곳은 재무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은 우량기업"이라며 "특히 A-등급은 하이일드 펀드로 편입할 수도 없는 어정쩡한 등급이어서 해당 회사채는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회사채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작년 기준 장내·외 회사채 거래량은 120조2천295억원어치다.

    회사채 거래량은 2012년 192조7천707억원, 2013년 175조6천669억원, 2014년 159조5천953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회사채 거래량이 줄면서 회전율(거래량/발행잔액)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의 거래량을 발행잔액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로, 유통 중인 회사채 거래량을 뜻한다.

    회전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져 유동성이 부족해진다는 의미다.

    작년 연간 회사채 회전율은 53.43%로 2014년(69.85%) 대비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2012년(96.57%)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간 회사채 발행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특히 BBB 등급 이하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시장 수요가 없어 자금조달 수단으로 회사채 시장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