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출 성장기여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전망경제 전문가들 "품목 다변화 및 생산성 확대 필요"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수출 감소 폭 둔화 등을 근거로 수출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과 저유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수출 부진은 더욱 장기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출 부진이 올해 경제 성장률을 하락시킬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규 수출 산업 육성과 수출 외교 강화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6일 OECD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월별 수출액 규모는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0.9% 감소한 뒤 최근까지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한국은 마이너스 수출 증가율을 보였으나 통계가 제시된 31개 회원국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를 기록한 나라는 일본(2.4%), 아일랜드(2.3%), 멕시코(2.0%) 등 3개국 뿐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4월(-8.0%)과 5월(-10.6%)에는 6위로 처졌고, 8월 들어 15.0% 감소를 기록하며 19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15.0%)에는 23위로 밀려났고 올해 1월(-18.9%)과 2월(-12.7%)에는 28위로 내려앉았다.

    수출 감소 폭을 한자릿수로 줄인 3월(-8.0%)에도 증가율은 OECD 31개국 가운데 22위에 머물렀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 수출은 지난달까지 월간 기준 최장 기간인 17개월 감소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세계경기 부진의 타격을 타 국가보다 더욱 세게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감소 폭이 다시 한자릿수(-6.0%)로 줄며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나, 세계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고 유가 및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수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한국 수출은 조선·석유화학 등 일부 주력 품목에 대한 비중이 커 경기가 나쁠 때는 수출도 급격하게 악화되는 모습"이라며 "세계 경기 부진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더욱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가 막바지에 도달했음에도 수출 부진이 지속되자 지난해 이어 올해도 수출이 성장률을 깎아 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순수출(총수출-총수입)의 기여도는 -0.2%포인트(p)로 예상된다.

    순수출은 지난해에도 성장률을 1.1%p 깎아 먹은 바 있다.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2년 연속 마이너스가 될 경우 지난 1999∼2000년 이후 16년 만의 일이 되는 것이다.

    수출이 성장률을 갉아 먹는 상황이다 보니 경제 성장률 역시 2%대 중반에서 맴돌 것으로 예견된다.

    내수 기여도가 3.6%p였던 지난해에는 수출이 찬물을 끼얹으며 경제 성장률이 2.6%에 머물렀다.

    순수출의 마이너스 기여도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역시 내수 기여도는 2.7%포인트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올해도 경제 성장률 2%대 중반은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올해 수출 여건도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난 2일(현지시각) 개최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산유국들은 산유량 한도 합의에 실패했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글로벌 경기가 뚜렷한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순 미국 금리 인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등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수출 회복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예산정책처가 최근 내놓은 '2016년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대외경제 여건 악화와 유가 하락 등으로 교역규모 축소 및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통관기준 수출 역시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달 수출 감소 폭이 다소 줄어드는 등 수출 개선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풀이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일 "올해 4월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광공업 생산도 감소했으나, 5월 들어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도 "수출 물량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주력 제품의 단가가 회복될 경우 올 하반기부터는 수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을 통해 수출 회복세를 살려나갈 수 있는 다양한 정책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수출이 쉽사리 살아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수출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교역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수출 부진이 성장 활력을 저하시키는 큰 원인이 된다"며 "민간 수출이 어려운 것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나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적인 수출 진흥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진교 본부장은 "수출품목 다변화를 꾀하는 측면에서 신성장 동력을 통한 산업 확대가 필요하다"며 "산업 전반적으로 연구기술(R&D) 투자를 통한 기술력 및 생산성 확대가 요구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