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사 총 2억7천만달러 투자, 연 40만톤 규모 2019년 가동기아차 등 완성차업체들 잇따라 공장 건립, 車강판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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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포스코
    ▲ ⓒ포스코


    포스코가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멕시코 '안방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멕시코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공장을 건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신일철주금(세계 3위)에 이어 새로운 경쟁자가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포스코(세계 4위)로서는 거센 도전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일본의 JFE스틸(세계 8위)과 미국의 뉴코어(세계 10위권)가 2019년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하공정 합작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합작사는 멕시코 중부에 연간 40만톤 규모의 공장을 건립해 2019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총 2억7000만 달러(약 3200억원)를 투자하며, 각각 50%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곳에서는 자동차용 아연도금강판 및 고장력강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박경현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중미 자동차강판 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거점을 확보하려는 JFE스틸과 고급 자동차강판으로 제품 영역을 확대하려는 뉴코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합작사 설립이 결정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JFE스틸은 미국 철강업체와 기술 제휴 등을 통해서 현재 북중미 시장에 일부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생산 거점은 없다. 전기로 업체인 뉴코어는 저부가가치 자동차강판만 생산하고 있어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자동차강판에 목말라 있다.

     

    새로운 경쟁자의 선전포고로 향후 멕시코 시장은 포스코, 신일철주금-테르니움, JFE스틸-뉴코어의 치열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멕시코를 선점한 포스코는 시장 사수에, 2019년 현지 공장을 본격 가동할 JFE-뉴코어는 시장 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연산 40만톤 규모 1CGL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2014년 2CGL공장을 준공해 멕시코 내에 총 90만톤 규모의 자동차강판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멕시코 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용 도금강판 생산공장을 갖춘 것이다.

     

    신일철주금은 2013년부터 멕시코 및 중남미 최대 철강사인 테르니움과 합작해 40만톤 규모의 자동차강판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시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를 비롯해 글로벌 철강업체들이 잇따라 멕시코에 진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멕시코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335만대 규모였다. 멕시코는 자동차 생산 증가 전망치는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곳이다. Autofacts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20년에는 172만대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즉,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500만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미 닛산, GM,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다임러 등이 현지에 진출해 있고, 포드와 토요타, BMW 등도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 ▲ 포스코가 멕시코 자동차강판 2공장 준공식 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포스코
    ▲ 포스코가 멕시코 자동차강판 2공장 준공식 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포스코

     

    기아차도 지난달부터 연산 30만대 규모의 멕시코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은 335만㎡ 부지에 프레스·차체·도장·의장공장 등을 갖췄다. 올해는 K3를 주력으로 10만여대 생산하고, 점차 30만대 규모까지 생산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도 약 500억원을 투자해 지난 3월 멕시코에 해외스틸서비스센터(SCC)를 준공했다. 국내에서 생산한 열연코일을 가져가 이곳에서 가공해 기아차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경현 연구위원은 “JFE의 가세로 멕시코 시장 내 자동차강판 공급이 늘어 수요처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북중미 자동차강판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포스코는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 우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시장 선점 효과 및 가공센터 연계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도금 외판 및 초고장력 강판 등 WP(월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 경쟁사들과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스코는 신규로 진출하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기준 사양을 맞추기 위해 라인 인증을 선제적으로 진행, 고객사 니즈를 충족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지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갖춘 포스코가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하면 'JFE스틸-뉴코어' 공세를 충분히 막아내고, 오히려 입지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공장 2개를 비롯해 가공센터 4개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