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의료기록 등 입증자료 제출 요구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사진 첫 번째)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연합뉴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사진 첫 번째)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연합뉴스


     

    이미 세 차례 표대결에서 패배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혀, 사태는 장기화 될 전망이다. 특히 최대 변수로 꼽혔던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에 대해 경영권 다툼과 별개라며 분명하게 선을 긋고 패배 불복을 강조했다.


    27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인 김수창 변호사는 이날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개시 관련 5차 심리 직후 "경영권 분쟁과 성년후견인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성년후견인이 지정돼도 분쟁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 이후에도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지속될 것이란 주장이다.


    재계는 성년후견인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정되면 그동안 '후계자'란 명분으로 경영권 주장을 펼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명분을 잃은 신 전 부회장은 사실상 경영권 분쟁을 계속하기 힘들어져 분쟁이 종료될 것이란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떠나 경영권 다툼을 계속할 것을 선제적으로 밝히고 나선 것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패배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미리 선수를 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4일 일본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도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또 다시 패했다. 지금까지 총 세번째 표대결에서 졌지만, 인정하지 않고 신동빈 회장 해임안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재판부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거부함에 따라 의료 기록만으로 이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신동주 전 부회장측과 성년 후견인 신청자(신격호 총괄회장 여동생 신정숙씨)측에 의료 기록 등을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신정숙씨 측 법률 대리인 이현곤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매약을 처방받은 기록 등을 추가로 제출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자료만으로 우리 주장(후견인 지정)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정신감정을 위해 지난달 19일 입원했지만 사흘 만에 무단 퇴원하면서 감정을 거부한 바 있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은 신정숙씨가 제기했다. 성년후견인제도는 노환, 질병 등으로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 법적인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