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각 지점 "계좌이동 첫 날 문의 없어"시행 초기 '갈아타기' 관망세…투자수단 안착까지 시간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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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계좌이동 시행 첫날 예상대로 '머니무브'는 없었다.

     

    관망심리가 우세한 가운데 특히 ISA가 금융·증권맨 지인들의 계좌가 대다수이고, 이에 따라 인당 가입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 보니 계좌이동에 대한 필요성 자체가 없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A는 5년을 묵혀둬야 하는 재테크 수단인 반면 제도시행 약 4개월 가량 밖에 지나지 않아 각 사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관망심리가 우세하다.


    실제 ISA 계좌 갈아타기가 허용된 첫날인 전일(18일) 금융사 영업점에는 ISA 관련 문의가 드물었다.


    ISA 가입자는 18일 부터 기존 세제혜택을 유지하면서 수수료가 저렴하거나 수익률이 높은 금융사로 ISA 계좌를 쉽게 옮길 수 있지만 실제 이를 시행하는 투자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8일 서울 중구 남대문 지역의 한 지점 관계자는 "마감까지 ISA 계좌이동에 대해 직접 지점을 찾아와 문의를 하거나 전화로 이를 상담하는 고객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본점 관계자는 "제도시행 4개월밖에 안 지나 제대로 된 운용 수익률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계좌이동 첫 날 부터 쉽게 갈아타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한 증권사 본사 관계자 역시 "계좌 이동 첫 날 우리 회사 기준 이동 건수가 '제로'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좌 이동 시행 첫 날 증권은 물론 금융권 전반적으로도 반응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ISA의 가입자 특성을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결정적인 이유는 ISA가 금융권 종사자의 지인을 중심으로 한 영업에 있었다는 점, 이로 인해 인당 가입금액이 미미해 수익률을 따라 계좌를 이동할 필요성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ISA는 출시를 앞두고 금융권에서 유치전쟁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유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직원들이 지인들을 대상으로 계좌 개설 자체에만 열을 올렸다는 지적이 현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


    6월 말 기준 ISA 가입자 수는 236만7794명에 이르는 반면 투자금액은 2조4573억원이다. 1인 평균 가입금액은 103만원 수준이지만 전체의 70%가 1만원 이하의 '깡통계좌'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다수 가입자이 계좌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계좌이동제가 본격 시행되더라도 굳이 적은 금액을 들고 타 금융사로 이동시킬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ISA 계좌 이동은 기존 금융사의 ISA 계좌에 있는 금융상품을 환매해 현금화한 뒤 이전하려는 금융회사 계좌로 돈을 보내고 다시 ISA에 가입하는 방식"이라며 "거액이 들어가 있으면 단 몇 퍼센트의 수익률이라고 높이기 위해 계좌를 옮길 수 있지만 소규모의 금액을 들고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고객(투자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6월 공개된 증권사별 수익률에서 MP(모델포트폴리오)별로 최고 수익률이 5.01%를 기록했지만 꼴찌를 기록한 곳도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는 등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계좌이동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이유로 꼽힌다"고 말했다.


    결국 ISA가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확실한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ISA의 필요성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면 그때는 움직임이 활발할 것이고, 진짜 수익률을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은행 일임형 ISA 수익률 공개가 이뤄지면 은행과 증권사간 계좌이동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은행과 증권사의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대규모 계좌이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