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혜택보다 수수료 부담 3배 가까이 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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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세제혜택이 수수료로 나가는 돈이 훨씬 많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수익률도 미미하다는 평가다.

    4일 금융소비자원이 시중에서 운영되는 ISA 일임형 모델포트폴리오 가운데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임수수료를 제외한 실수익률은 평균 1.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된 10개 모델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률은 2.84%였지만, 여기에 부과되는 일임 수수료율은 평균 1.31%였다. 이들 상품에 100만원을 투자하면 2만8400원의 수익을 얻지만, 이 가운데 1만3100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가고 고객에게 돌아오는 실제 수익은 1만5300원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반면 ISA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세제 혜택인 이자소득세(15.4%) 면제 효과는 평균 4367원 수준에 그친다.

    세제 혜택보다 수수료 부담이 3배 가까이 되는 셈이다.

    모델포트폴리오별로 살펴보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메리츠 ISA고수익지향형B'의 경우 수익률이 3.58%로 공시됐지만, 2.03%의 일임수수료를 제외하고 나면 실수익률은 1.55%에 그친다.

    100만원을 투자하면 3만5800원을 받지만, 수수료로 2만300원을 지불하고 고객에게는 1만5500원만 돌아가는 셈이다.

    절세혜택으로 얻는 이득은 5513원에 불과하고, 이 부분까지 제외하고 따지면 고객의 '실제 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 된다. 금소원은 "세금면제금액의 3.7배를 수수료로 떼어가는 구조로, 큰 수익이 날 것처럼 거창하게 홍보한 금융상품이 결국 국민을 기만하고 금융사를 배불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익률 상위 10위 안에 드는 모델포트폴리오 상품 중에서는 수수료를 제외한 실수익률이 0.64%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 세금 감면 혜택까지 제외한 '실제 수익률'은 0.19%까지 추락한다.

    수익률이 낮은 상품에서 소비자가 보는 손해는 이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금소원이 수익률 하위 10개 상품을 분석한 결과, 수익률은 평균 -1.04%로 공시됐으나 수수료(평균 0.64%) 부담까지 적용한 실수익률은 -1.68%로 더 낮아졌다.

    수익이 나지 않았으므로 세제 혜택은 없다. 가장 수익률이 낮게 공시된 '대신ISA국내형고위험랩' 상품의 경우 공시된 수익률은 -1.49%였고, 일임수수료율은 0.80%였다.

    100만원을 투자하면 1만4900원을 손해보고, 여기에 수수료로 8천원을 지불해 세제 혜택은 받지 못한 상황에서 2만2900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금소원은 "금융위원회와 업계는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다고 변명하겠지만, 현재의 ISA 제도는 국민을 기만한 업계 로비 상품"이라며 "헛발질 정책이라는 점에서 전면 폐지하거나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서는 주부 등으로 가입 대상자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별로 없고 위험은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상품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