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평균부담이율이 운용자산이익률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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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생명이 1500억원대의 최대 순이익을 거뒀지만 저축성보험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금리차역마진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차역마진이란 고객에게 약속했던 이자보다 보험사의 운용이익률이 낮아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것을 말한다. 올해 1분기 동양생명은 이차역마진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저금리 여파로 또다시 역마진 구조에 노출됐다. 

    다시 빠진 '이차역마진'의 늪

    동양생명은 올해 2분기 평균부담이율이 4.17%로 운용자산이익률(4.07%)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평균부담이율은 보험회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율로,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운용자산이익률보다 높으면 역마진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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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생명은 작년 2~4분기에도 평균부담이율이 운용자산이익률보다 높은 이차 역마진 구조였다. 올해 1분기에는 평균부담이율이 4.27%, 운용자산이익률이 4.33%로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났지만 또다시 역마진 리스크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저금리 장기화로 투자 수익이 하락한 탓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최저보증이율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이자율차 역마진을 극복할 수 없게 된다. 실제 동양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4.86%였던 운용자산이익률은 4.22%로 떨어졌다.

    동양생명은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했지만 저금리의 벽을 넘지는 못한 것이다.

    양로보험 지속 판매... 역마진 우려 증가

    문제는 저금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2%대의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보장하는 상품 판매가 향후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저보증이율은 향후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보험사가 보장하는 이율을 말한다.  

    동양생명은 작년 말부터 2.85%의 최저보증이율을 보장하는 양로보험 판매에 적극 나섰다. 이에 따라 신계약 연납화 보험료(APE,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것)에서 저축성 보험은 지난해 상반기 1757억원에서 올 상반기 3944억원으로 124.5% 증가했다.

    저축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상반기 43.4%에서 올 상반기 62.4%로 높아졌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도 동양생명은 높은 이율을 보장하는 양로보험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동양생명은 양로보험 가입고객들에게 올해 3월까지 최저보증이율 2.85%를 보장했으며 4월부터는 2.38%로 낮춰 판매 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오는 2020년 새 보험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에 대비해 주요 보험사들이 저축성 판매를 대폭 줄이는 것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외형을 늘리면서 단기간에 수익을 확대할 수 있지만 향후 금리역마진으로 리스크는 더 크기 때문에 주요 보험사들은 저축성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2위권인 한화생명의 경우 높은 이율을 보장하던 양로보험을 지난 4월에 판매 중단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동양생명의 일시납 양로보험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단기적으로 사업비차이익 호조에 기여하고 있지만 저금리에 따른 이차역마진 부담도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은 1분기에 판매한 양로보험(최저보증이율 2.85%, 평균만기 7년)은 중국기업 발행 해외채권 등과 매칭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해외투자 확대등을 통해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우려를 해소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이 보유지분 57.5%를 가진 중국 계열 보험사다.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