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 6030원 못 받는 알바생 다수… 편의점 업계 "점주와 계약한 것.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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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4500원 받아요. 최저시급 맞춰 달라고 하면 나가라고 할 텐데 어떻게 말해요…"(CU 편의점 근무. 21세 이 모씨)
"그래도 여긴 시급 6000원 줘요. 집 근처는 시급 5000원도 안 주대가 태반이에요."(세븐일레븐 편의점 근무. 27세 장 모씨)
최근 불황 속에서도 편의점 업계가 '나 홀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 학생들(이하 알바)은 여전히 임금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알바생들의 경우 최저시급 6030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실제로 '전국 편의점 알바생 모임'이라는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면 최저시급 문제는 전국에서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mj34**** 아이디를 쓰는 한 알바는 "지금 4개월 정도 주말 알바하고 있는데 시급이 5000원도 안돼요"라며 "이 시점에서 올려달라고 하면 올려줄까요"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rlad**** 역시 "다들 최저시급은 받고 계신가요? 저는 4500원 받고 일하는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게시글에 올라오는 댓글도 대부분이 최저시급을 못 받는다는 하소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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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서울 노원구내 한 CU 편의점에 알바 채용 문의를 한 결과, 최저 시급은 맞춰주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해당 점주는 "시급은 3개월 수습 기간 동안 5000원, 수습 기간이 끝나면 5500원으로 올려주겠다"며 최저 시급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했다.
최저시급보다 낮은 금액이 아니냐고 묻는 질문에는 "맞추기 어렵다. 생각 있으면 면접 보러 오라"는 냉소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지방의 경우 최저시급 사각지대가 더욱 도드라졌다.
뉴데일리경제 기자와 인터뷰한 알바생 강 모씨(26)는 "대학교 등록금을 모으려고 주중 야간과 주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2개 하고 있는데 지방에 6030원 최저시급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현재 5300원의 시급을 받고 있다"며 "잘릴까 봐 무서워서 시급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점주들의 횡포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듣는다"며 "본사 차원에서 악덕 점주들을 제재해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렇듯 편의점에서 최저임금제도가 제대로 적용되고 있지 않지만, 편의점 업계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시급과 관련해 어떠한 통계자료도 없고 법적으로 알바생들은 개별 점주들과 근로계약서를 체결했기 때문에 점주와 알바생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직영점과 계약한 알바생들의 경우 100% 최저시급 이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의 경우 물가, 인건비 등 주변 환경 여파로 알바생들에게 최저시급을 맞춰주지 못하는 곳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솔직히 현재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답했다.
결국, 알바생들의 최저시급 문제는 개별 점주들의 의식변화 없이는 바뀌기 어려운 상황인 것.
업계 관계자는 "2017년 최저시급이 6470원으로 결정됐지만, 사각지대에 있는 알바생들이 온전히 이 금액을 다 받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고용노동부와 편의점 본사에서 알바생들의 시급과 관련해 보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만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알바생 시급과 달리 편의점 매출은 고공행진 중이다.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725억원, 영업이익 6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6%, 22.1% 증가한 수치다.
GS25리테일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 줄었지만, 사업군 중 편의점만 놓고 보면 오히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와 27% 신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