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도 높지만 직원 수 대비 보육시설 적어수도권만 집중, 지방근무자에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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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 대비 어린이집 수가 부족한 것도 이유지만 대부분 수도권에만 집중돼 지방 근무자에겐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것도 이유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 신한, 국민, KEB하나, 기업은행은 총 25곳에서 약 1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현행 영유아보육법 상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 신한, 국민, KEB하나, 기업은행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평균 1만5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어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대부분 은행들은 푸르니보육지원재단에 위탁해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은행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적은 수의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직장어린이집은 워킹맘들의 육아부담을 줄여주고 일-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지어졌다.
직장어린이집 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행은 총 11곳에서 540여명의 어린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에만 9곳의 직장어린이집이 운용하고 있으며 지방에는 부산과 대전만 운영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두 가지 형태로 보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 위탁하고 있는 푸르니어린이집의 경우 을지로와 안암동, 목동, 대전 오정동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KEB하나은행이 한국 IBM과 NHN, 포스코, 신평원 등 기업과 공동출자해 설립한 어린이집 역시 서초동과 분당 이매동, 일산 장항동, 수지 동천동에 위치해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은행 본점 3층에 직장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2010년 처음으로 상암동에 우리어린이집 행복점을, 2013년에는 화양동에 우리어린이집 사랑점을 오픈한 바 있다.
본점 도담점과 화양동 사랑점은 모아맘재단에서 경쟁입찰로 선정됐다.
국민은행은 2007년부터 운영해오던 KB대전어린이집에 이어 지난해 KB강서어린이집을 열었다. 두 곳은 총 110여명의 원아를 수용할 수 있다.
가장 직장어린이집 수가 적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단 1곳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은 직장어린이집 수가 여타 은행에 비해 적은 것을 감안해 연내 3곳을 추가로 개원할 예정이며 스마트 유연근무제 도입 등으로 워킹맘을 지원하고 일-가정이 양립할 수 있게 만든다는 입장이다.
현재 신한은행 새싹어린이집은 일산에 위치해 있으며 49여명의 영유아 수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각 은행들은 직장어린이집을 적게는 1곳 내지 많게는 10곳 이상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성 근로자가 많은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육시설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씨티은행과 SC은행은 이용대상이 부족하고 설치장소 확보가 어려워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 노조 관계자는 “직장어린이집은 영리 목적이 아닌 직원 복지 차원이므로 사측과 노조가 협의 하에 운영하고 있다”며 “직장어린이집을 원하는 지역이 많은 만큼 수요가 많은 곳을 우선적으로 개설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지방보다 수도권 지역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도 “직장어린이집은 설치 장소 확보가 어렵고 요건도 까다로워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은행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직장어린이집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경쟁률도 치열하지만 은행권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