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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대책이 당초 취지와 다르게 매매가를 올리고, 거래량도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분양시장을 가라앉혀 가계부채 증가를 막으려 했으나, 그마저도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장분위기에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부채 상환압박으로 주택시장 전체 위기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1854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점은 2010년 3월 1848만원으로, 이 때보다 0.32% 높아진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정책이 오히려 시장열기에 불을 지폈다는 진단이다. 정부가 치솟는 가계부채를 잡기위해 공공택지 공급 및 분양 축소 등을 골자로 한 가계대출 관리대책(8·25대책)을 발표하자 공급조절에 따른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매도자들이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8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모두 9만813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4110건에 비해 4.3%, 7월 9만5578건에 비해서는 2.7%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2만1649건)의 경우 지난해 8월 1만8733건 보다 15.6% 증가했으며, 8월 기준으로 최근 5년 평균에 비해서는 120%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기대수익이 낮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고 환금성이 높은 강남권 재건축이나 분양권 투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특히 저금리 환경에서 매매가가 강세인 서울 지역의 수요 유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8·25대책 발표 직후 분양을 시작한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의 '래미안 장위1'은 청약접수 결과 평균 21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분양한 강북권 사업지 가운데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8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명륜 자이'의 경우 346가구 모집에 총 17만3993명이 청약, 평균 502대 1 경쟁률로 올해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부산에 가입된 1순위 청약통자이 약 70만개인 점을 감안하면 4명 중 1명꼴로 '명륜 자이'에 청약했다는 것이라는 게 GS건설 측 분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8·25대책이 공급 감소와 분양보증 건수 축소를 골자로 하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입지가 우수한 곳에 오히려 청약자가 대거 몰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정부도 8·25대책 후속조치를 최대한 앞당겨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제2금융권의 담보인정비율(LTV) 축소 조치를 한 달 앞당기고 집단대출 소득심사도 당장 이번 주부터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련의 조치가 시장에 먹히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정책을 꺼낼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고조된 열기를 가라앉힐 규제책으로 분양권 전매제한이나 LTV·DTI(총부채상환비율) 강화, 재당첨 금지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같은 억제책은 시장 전체가 냉각될 수도 있는 만큼 쉽게 꺼내들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크다.
일각에서는 또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고정으로 단기 투자세력들이 빠져나갈 것이란 예측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한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11월 미국 대선 등 정치적 이슈를 고려하면 금리인상은 12월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통당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국내 금리 역시 1년가량의 시차를 두고 인상됐다"며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로 가계부채 상환 압박이 가중돼 주택시장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