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면세점 입찰 마감… 롯데 등 5곳 참여 의지 밝혀
한화갤러리아·두산그룹·이랜드 등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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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는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입찰 마감일이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업계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3차 면세점 입찰은 사실상 사업권 확보에 마지막 기회다. 특허 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고, 지난해부터 계속된 면세점 신규 허가로 시장도 포화상태에 달했기 때문이다.
면세점 매출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유통업계는 이번 3차 입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총 9억6794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 7월 9억536만 달러보다 6.9% 신장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8월 면세점 이용객 역시 446만명가량으로 역대 최고 이용객 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 면세점 입찰의 뜻을 밝힌 기업은 롯데,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그룹, 신세계백화점,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 총 5곳이다.
먼저 롯데는 이번 면세점 입찰에 성공해 지난해 말 사업권 재승인 실패로 문 닫았던 롯데월드타워면세점 부활을 노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1위 업체라는 브랜드 파워와 가격 경쟁력 그리고 지난해 월드타워점의 매출이 국내 3위였다는 점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롯데그룹 수사가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몸을 낮춘 채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직접 면세점 향후 비전을 제시하는 등 워커힐면세점 부활 의지를 강하게 불태우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최 회장은 이사회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반드시 특허를 획득하겠다"며 "호텔과 면세점을 비롯한 워커힐 전체 매출을 향후 3년 내 연간 1조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SK네트웍스는 현재 워커힐면세점 사업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업권 재탈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신규면세점 입찰에 일찍부터 참여 의사를 밝히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후보 지역으로 낙점했다.
지난해 면세점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은 최근 강남 상권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한 만큼, 강남지역에 면세점이 들어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이 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센트럴시티를 신규면세점 후보지로 낙점했다. 센트럴시티는 서울의 중심에 위치해 지하철 3·7·9호선, 28개의 버스 노선, 공항버스 3개 노선이 연결돼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리뉴얼을 완료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긍적인 부분이다. 실제, 신세계가 센트럴시티에 면세점을 입점할 경우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과 센트럴시티, 그리고 최근 지분 16.67%를 추가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 고속버스터미널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유통단지를 꾸릴 수 있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입지로 확정했다.
HDC신라면세점은 현재 운영 중인 시내면세점 9개 점 중 8곳이 강북에 있고 삼성동에 면세점이 생기면 '용산-중구-강남'을 잇는 'Duty-Free 벨트'를 완성해 관광산업의 질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글로벌 면세점 운영 경험 노하우와 현대산업개발의 경쟁력 있는 입지와 개발 능력이 결합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현대백화점과 현대산업개발이 면세점 사업에 따로 입찰해 현대백화점그룹과 HDC신라면세점 둘 중 한 곳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시내면세점 후보로 거론되던 한화갤러리아, 두산그룹, 이랜드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막판까지 상황을 살피는 모습이다.
특히 한화갤러리아는 당초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던 압구정 명품관은 면세점 대상자가 아니라고 못 박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랜드 역시 지난 2일 티니위니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면세점 진출 계획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현재는 회사 내부의 부채 비율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히는 등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새롭게 4개 업체가 추가되면 서울 시내 면세점 수는 총 13개로, 과포화 상태가 될 우려가 있다"라며 "면세점 사업이 성장 중인 것은 맞지만, 확실한 전략 없이 도전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청은 이번 3차 신규면세점 입찰을 10월 4일까지 접수 받은 뒤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서울 4곳(대기업 3곳, 중소기업 1곳), 부산·강원지역에 신규 사업자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