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자체 노력으로 공급과잉 막았는데… 산업부는 엉뚱한 대안만 제시돈들인 석화산업 컨설팅 '무용론'까지…"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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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산업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대책을 낸 정부에 대해 업계는 아쉬움을 표했다.
30일 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공급과잉 대책안에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설 컨설팅 업체까지 동원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자 했던 산업부의 대책안에는 사업자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반시장적 내용으로 가득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컨설팅은 비용을 낭비했다는 냉혹한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테리프탈산(terephthalic acid, TPA) 등을 가장 공급과잉이 심각한 품목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생산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며 위기에 이미 대처해 공급과잉을 막았다"며 "더 이상 감산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생산량 줄이라는 산업부의 요구는 기업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TPA의 경우 국내 빅3 업체들이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줄였고 공급과잉을 대체해 판매처가 확보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생산 중단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있어 최근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는 중국과의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생산량을 더 이상 줄이면 중국 업체들만 아시아 시장에서 이익을 보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남석유화학은 TPA를 연산 18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자체적으로 60만t을 줄여 120만t만 생산하고 있고 한화종합화학은 200만t의 생산규모를 160만t만 운영하고 있고 연간 1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태광산업은 90만t으로 자체 생산 시설 일부를 가종 중단시키고 있다.
산업부는 베인앤 컴퍼니(Bain & Company)를 통해 10주간 석유화학 산업계를 분석했고 지난 28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경쟁력 진단 ▲지속성장 전략 등 크게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던 이 프로젝트는 결국 용두사미로 종결됐다.
TPA를 비롯해 현재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폴리스티렌(polystyrene, PS),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roride, PVC), 합성고무의 종류인 SBR(styrene butadiene rubber)과 BR(butadiene rubber)이 공급과잉 위기를 맞이할 품목으로 선정해 업계의 불안감만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PS와 PVC, SBR, BR 등을 모두 생산하는 LG화학은 최근 시황이 좋은 상황이기에 당장의 위기는 도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꾸준히 제품의 고도화를 자체적으로 시도하고 있기에 큰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합성고무의 시장이 장기적으로 좋지 않았던 이유는 천연고무의 안정적 공급이 지속됐기 때문인데 주기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드는 천연고무 시장을 이해하면 합성고무 시장이 안정적인 수익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